사진은 서울 송파·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2023.11.23. (출처: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송파·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2023.11.2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지방건설사 부도와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PF 사업장 재평가와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부실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당국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지방건설사 부도와 유동성 위기설이 지속하면서 시장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증권가에서는 도급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설, 1군 건설사 부도설 등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유가증권시장에서 태영건설은 13일 6.5%, 14일 11.62% 하락했다.

태영건설이 유동성 문제에 대해 부인했으나 지난달 말 기준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2조 5천억원 수준으로 매우 높은 데 영향을 받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 PF 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하다며 올해 상반기 태영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강등한 바 있다.

이달 들어 지방건설사들이 줄줄이 부도처리 되고, 위기를 겪는 사업장이 속출하는 것도 시장의 자금 경색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광주 소재 해광건설은 지난 13일 만기 도래한 어음을 막지 않아 최종 부도 처리됐다. 경남 창원 소재 남명건설도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이달 초 부도 처리됐다.

지방 사업장들의 EOD(기한이익상실)를 비롯해 서울 노른자위 땅에서도 브릿지론 EOD 위기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를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인 ‘르피에드 청담’은 최근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도 연일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2.42%로 6월 말(2.17%) 대비 0.24%p 상승했다. 작년 말(1.19%) 대비로는 1.23%p 올랐다.

이 중 저축은행의 PF 연체율은 5.56%로 지난 분기보다 0.95%p 올랐다. 상위 5개사의 연체율은 6.92%에 달했다.

PF 시장 분위기가 악화하면서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PF 사업장 재평가와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부실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사업성이 미비한 사업장이나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사·금융사의 경우에는 시장원칙에 따라 적절한 조정·정리, 자구노력, 손실부담 등을 전제로 한 자기책임 원칙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14일 “건설업 등 취약 업종 부실화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한계기업에는 자기책임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엄정한 사업성 평가를 반영해 건전성을 분류하고 보수적 시나리오에 기반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디거나 만기 연장만 계속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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