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자기 자본 ‘5배’
업계선연쇄부실 위기감 확산

태영건설 로고. (출처: 태영건설 홈페이지)ⓒ천지일보 2021.3.22
태영건설 로고. (출처: 태영건설 홈페이지)ⓒ천지일보 2021.3.22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자금 경색 위기를 겪고 있는 시공능력 순위 16위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이란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기업이 진행하는 재무구조 조정 절차를 말한다.

건설 및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오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신청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채권단의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이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유는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대출 상환 문제가 거론된다. 태영건설이 맡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 관련 480억원 규모 PF 채무 만기일이 이날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 2천억원이며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956억원이다. 또 태영건설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 9300억원, 부채비율은 478.7%이다. 

부채가 자본금의 5배 가량인 셈이다. 이는 시공능력 순위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 업계에는 부동산PF에 따른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고금리와 높은 집값에 분양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또한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22조 8천억원(한국기업평가, 8월말 기준)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19위), 신세계건설(32위) 등도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우발채무란 시행사가 이자 부담에 파산할 경우 시공사로 떠넘겨질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말한다. 

건설업계 PF 위기가 금융권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시행사에서 시공사로 부채가 넘어가고 시공사가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금융권이 이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9월말 기준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 3천억원이다.

정부는 PF 문제가 금융권·건설업계 위기로 확산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6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을 만나 PF 부실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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