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 30분 만에 신속 종료
출석길에 “심려 끼쳐서 죄송”
“공소사실, 일부 사실과 달라”
다음 재판 1월 23일 오전 10시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37, 본명 엄홍식)이 첫 재판에서 대마 흡연 등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프로포폴을 9L 이상 투약 등은 과장됐거나 사실과 다르다며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1부(부장판사 박정길·박정제·지귀연)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과 작가인 지인 최모(32)씨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유씨 쪽 변호인은 “대마를 흡연한 점 등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대마 흡연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공소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마흡연교사, 증거인멸교사, 마약 방조, 도피, 보복 협박 혐의 등은 앞으로 다퉈 나갈 것”이라며 “증거기록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구체적인)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씨는 직업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배우입니다”고 답했다. 이후로 유씨와 최씨는 법정 진술을 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은 약 30분 만에 마쳤다.

이날 유아인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수척한 모습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유씨는 이날 9시 58분쯤 법정에 출석하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임하면서 할 수 있는 소명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로 인해 크게 실망하시고 많은 피해를 보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유씨는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면서 정확한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첫 공판기일을 변경한 이유를 묻자 유씨는 “열람등사라는 과정이 있는데 그 기록을 보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가 됐다. 아직까지 해당 자료를 다 전해받지 못한 걸로 전해들었다”면서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유씨는 지난 10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씨에게는 대마흡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범인도피죄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회에 걸쳐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처방받았다. 유씨는 가족의 주민등록번호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1월 지인들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피우고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경찰과 검찰은 한 차례씩 유씨의 구속을 시도했지만 모두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당초 유씨의 첫 재판은 지난달 14일이었으나 변호인 변경에 따른 기일 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져 이날(12일)로 연기됐다. 사건 초기 유씨가 선임했던 인피니티 법률사무소가 사임서를 제출, 유아인은 법무법인 해광을 추가로 선임했다.

현재 유씨의 변호인단은 법무법인 동진, 법무법인 해광 등으로 고등법원 부장판사, 대검찰청 마약 과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의 다음 기일은 2024년 1월 23일 오전 10시다.

한편 지드래곤(35, 본명 권지용)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권씨의 혐의에 대해 객관적 검증을 마쳤다”며 “관련자 6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쳐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48)씨는 3차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이선균씨와 관련해 “이씨가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씨가 고소한 공갈 사건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이씨의 마약 투약 혐의 참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대로 이씨에 대한 추가 소환 일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0월 인천경찰청이 인천항을 통해 유입된 마약 유통 경로를 추적하던 중, 강남의 한 유흥업소를 연결 고리로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불구속 기소돼 조사받고 있다. 특히 이씨는 유흥업소 실장 A씨에게 공갈·협박을 이유로 3억 5000만원을 뜯긴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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