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개혁의 딸들)’이 명칭 파기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인 이들은 최근까지 개딸의 이름으로 적극 정치행동을 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명 쇼’로 비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개딸은 지난해 이재명 후보의 대선 패배 뒤 개설한 ‘재명이네 마을’에서 ‘개혁의 딸’ ‘양심의 아들’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됐다. 이 대표도 이를 애칭으로 받아들이며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팬카페 개설자가 지난 9일 당 홈피에 ‘개딸’ 창시자 공식 입장문이라고 제목을 적은 뒤 “‘개딸’이라는 명칭을 공식 파기한다”며 “앞으로 ‘개딸’이란 명칭 대신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자’로 명명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청원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개혁의 딸이라며 서로를 격려했지만 상대 진영은 우리를 전두광(전두환)처럼 프레임해 선동했다”고 명칭 파기 이유를 적었다. 그러면서 “개딸이란 기사로 매도한다면 허위‧날조‧선동 기자로 낙인 찍겠다”면서 “민주당은 그런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구해달라”며 언론도 압박했다.

그동안 개딸은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을 공격하며 이 대표의 홍위병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개딸 빠시즘 정당’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개딸들의 부정적 이미지는 그들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고착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박’으로 불리는 일부 비명계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가서 폭력을 휘두르거나 심지어 지난 9월 이 대표의 단식장에 등장한 개딸은 여성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당시 폭력 사태에 대해서 이 대표 측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자, 묵인 또는 방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렇듯 개딸들의 폭력적 행동으로 인해 ‘개딸’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고착화됐지만 청원인의 글 어디에도 자신들의 폭력적인 행동을 시인하거나 문제 삼는 내용은 없다. 개딸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상대 진영과 언론이 개딸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남 탓만 보인다. 그렇다면 개딸 명칭을 파기한 후에도 개딸 멤버들의 행동은 그대로일 것이라는 예측도 하게 된다.

‘개딸’ 명칭을 파기하고 개명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간 개딸이 보여준 폭력적인 행태를 바꾸지 않는다면 어떤 이름으로 바꿔도 결국 스스로 혐오 이미지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남에게서만 찾고 문제 행동을 바꾸지 않는 조직이 이름을 바꾼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차라리 그간의 행태를 반면교사 삼아, 민주당원의 롤모델이 되겠다는 각오로 폭력적 행태를 관용적이고 민주적인 행태로 바꾸는 것이 그간 ‘개딸’에 대한 혐오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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