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여당 주류는 사퇴 압박을 받는 김기현 대표를 옹호하면서도 비주류 인사를 향해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며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반면 비주류 의원들은 ‘민주당의 X맨’ 등 김 대표를 향해 재차 사퇴 압박을 가했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11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위 당내 중진이란 분들이 당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봤다”며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를 멈춰야 한다. 당 대표가 물러나는 순간 너도나도 서로 싸울 것이며, 오히려 우리 당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가 물러나는 것만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냐. 그럼 누가 당 대표가 돼야 총선에서 이긴다는 것이냐”라며 “총선에서 이기는 길은 앞으로 시작되는 공천을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가람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가람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9.

김가람 최고위원도 김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서병수·하태경 의원을 겨냥해 “(김 대표에 대한) 비판은 주로 우리 당의 가장 따뜻하고 편한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며 “부산에서 5선을 채우고 부산시장을 지낸 분, 해운대에서 3선을 하고 호기롭게 서울에 오더니 우리 당 현역 의원 지역을 탐하는 분들로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본인들은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대안도 없이 당 대표를 내치자는 것에 어떠한 희생과 전략이 있는 것이냐”라며 “모두가 함께 죽는 길보다는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에게 “(대표 사퇴를) 주장했던 분들은 견리(見利) 수준을 넘어 탐사리(貪私利) 수준까지 간 듯하다”며 “당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먼저 생각해야 할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천지일보 2023.11.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천지일보 2023.11.30.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집중포화가 이어진 가운데 비주류의 공세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최고위 회의 이후 ‘전영신의 아침저널’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에 대한 국민적 검증이 끝났다”며 “김 대표는 혁신을 거부하는 정도가 아니라 방해까지 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X맨이 됐다. 더 이상 버티면 추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공관위가 문제가 아니고 김 대표 자체가 문제”라며 “반혁신 지도부가 구성하는 공관위에서 누가 혁신 공천할 거라고 믿겠나”라고 반문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기현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며 “내년 총선 55∼60석이 나올까 두렵다. 김 대표와 지도부는 총선 승리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요즘 들어 용산과 김 대표가 서로 아웅다웅하는데, 사실 총선에서 둘 다 빠져야 한다”며 “들은 정량적인 것들을 합쳤을 때 (총선에서 국민의힘 의석이) 83에서 87 사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여의도 렉카’ 하태경 의원 출판 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여의도 렉카’ 하태경 의원 출판 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20.

한편 이날 김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김 대표는 “혁신위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줬다”며 “혁신위의 소중한 결과물이 당 당헌·당규에 따라 조만간 구성 예정인 공천관리위원회를 포함한 당의 여러 공식 기구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되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도부는 이르면 다음 주 공천관리위원회를 조기 출범하겠다는 계획도 다시 공식화했다. 공관위 출범 일정을 과거보다 한 달가량 앞당기면서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총선 체제로 빠르게 전환해 ‘지도부 책임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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