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등 관계부처, 전문가 합동 점검회의
항생제 내성 절반 이상… “환자 증가 대비 필요”
전국 어린이집에 정보 안내·예방 수칙 준수 요청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내주부터 현재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와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등에 적용되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다. ⓒ천지일보 2022.09.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내주부터 현재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와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등에 적용되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다. ⓒ천지일보 2022.09.23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소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가 늘면서 정부가 임상 현장에서 쓰일 진료 지침을 보급하기로 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제4급 법정 감염병에 해당하며, 전체 폐렴의 10∼30%를 차지한다. 주로 소아 및 학령기 아동, 젊은 성인층에서 유행하는 폐렴의 흔한 원인이 되는 감염병이다.

질병관리청은 6일 오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유행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 이날 전문가 자문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관계자 외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한국병원약사회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민간 검사기관 5곳에서 수집한 호흡기 검체 약 30만건 중 양성 검체는 3423건이었고, 이 중 환자 절반 이상(51.7%)은 마크로라이드계열 항생제 내성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의 경우 이미 치료법이 잘 알려져 질병 자체에 대해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이 감염증이 중국에서 유입된 신종 감염병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증 환자 등에 대비해 진료지침과 항생제 내성 환자에 쓸 치료제 사용기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은화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약 없이 자연치유 되기도 하고 외래 치료도 할 수 있는 폐렴”이라며 “1차 항생제로 치료가 안 되는 내성 폐렴은 2019년 만든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중증 폐렴 치료 지침을 참고해 2차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향후 환자 발생 상황을 의료계, 관계부처에 공유하고,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료지침을 보급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8곳에서 입원환자 감시를 통해 환자발생 상황을 의료계와 관계부처에 공유해 진료와 항생제 등 수급에 대비하고 있다.

복지부도 이날 17개 시·도에 관할 어린이집에 해당 감염병 정보와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등교·등원을 자제하고 집에서 휴식할 것이 권고된다.

복지부는 어린이집에 질병청 정보자료와 예방 수칙을 배포하고 개별 시설에서 호흡기 예방 수칙 준수 등 감염증 예방을 위해 신경써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유행 증가에 대비해 소아병상 수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 공급 상황은 원활하나 인플루엔자(독감) 등 다른 호흡기감염병 증가로 인해 부족한 경우 원활하게 공급될수 있도록 대비할 방침이다.

호흡기 질환자들로 북새통인 베이징 소아과 (출처: 연합뉴스)
호흡기 질환자들로 북새통인 베이징 소아과 (출처: 연합뉴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발열, 두통, 콧물, 인후통 등 일반적인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통상 일주일 정도 증상이 지속되는 감기와 달리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약 3주간 이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드물지만 피부의 다형 홍반이나 관절염, 수막염, 노염 등 호흡기 외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서는 3~4년 주기로 유행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국내에도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질병청 감염병 표본감시에 따르면 9월 이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4주간 입원 환자수는 1.6배 증가했다. 주로 12세 이하 소아 연령층(1~6세 37.0%, 7~12세 46.7%)에 집중돼 있다. 11월 4주 기준 환자 수는 270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동기간(544명)과 비교하면 약 50% 정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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