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은 대부분 IT기업이거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비즈니스 추진 속도와 생산성 면에서 경쟁우위에 선 기업들이다. 윤석열 정부도 출범 후 이런 시대적 흐름에 대응해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과 혁신적인 디지털 패권국가 건설을 선언했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을 위한 디지털인재 양성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채택했다.

그러나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역량 보유 인력 수요는 약 73만 8000명으로 예측됐다. 취업률 등을 감안하면 약 100만명 이상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양성될 디지털인재는 약 49만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미달했다.

기초적인 학교 교육부터 세계 수준에 크게 미달했다. 우리나라에서 정보 교육 평균 시수는 초등학교 62.1시간, 중학교 52.8 시간으로 나타났다. 정보 교육 평균 시수가 어림잡아 각각 235시간, 212시간 이상인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진다. 이마저도 국내에선 학교별로 편차가 컸다. 고등학교의 68.1%인 1285개교만 정보 관련 과목을 운영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학교에서는 전체 대비 47.6%만 정보 교과 교사가 정원 내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과기정통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관계부처가 디지털인재 양성을 위해 디지털인재 얼라이언스를 출범과 디지털인재 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100만명의 디지털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골자다. 디지털패권 국가 실현을 위해 글로벌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디지털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향후 SW, AI 등 디지털 기술을 습득한 디지털인재가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특히 지역에서는 디지털인재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데 반해 수도권으로 유출이 심화해 큰 문제다.

또한 지방 학교일수록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정보 과목 이수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대 졸업생의 수도권 취업률은 강원 58%, 대전·세종·충남 54.5%, 광주·호남·제주 29.2%, 대구·부산·울산·경상 27.8% 등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10명 가운데 최대 약 6명은 취업을 위해 서울로 향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디지털인재까지 포함한다.

이제 초지능·초연결·초융합의 제4차 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AI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과 같은 디지털 기술 발전은 노동 형태 등 우리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고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는 수치로 환산 불가할 정도다.

디지털인재는 제4차 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주체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지역 디지털인재 부족이 지역 산업 융합이나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을 이끄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장애요인으로 해결책이 시급하다. 더욱이 국가적 과제인 지역 소멸을 막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지방 디지털인재 적극 육성과 수도권 유출을 막는 등 지역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인재 양성 종합방안 등 정책을 더욱 정교히 다듬고 확실히 추진해야 한다.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제반 시설이나 교원 확보 등 교육 환경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지역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 생태계 핵심 요소인 교육과 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 앞서 기술한 내용과 같은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