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까지 내려서 승객들 더 몰려
“일부러 일찍 퇴근했지만 붐벼”
열차와도 승객 많아 제때 못타
파업 후폭풍 버스정류장도 혼잡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이틀간의 경고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퇴근길에 오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한국노총과 올바른노조가 파업 불참을 선언하며 파업 참여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지하철 운행률은 예상했던 대로 8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뉴시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이틀간의 경고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퇴근길에 오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한국노총과 올바른노조가 파업 불참을 선언하며 파업 참여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지하철 운행률은 예상했던 대로 8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오늘 약속도 다 취소됐어요. 이런 지옥철은 난생 처음입니다.”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인 9일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붐비는 퇴근길 때문에 발을 동동 굴렸다. 특히 이날은 퇴근길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지하철 승강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특히 퇴근길 2호선 잠실역 승강장에는 금방 열차가 떠났는데도 한 칸당 30여명씩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서초구에서 서울 성북구로 퇴근 중이던 김모(30대)씨도 “원래 오후 6시에 퇴근하는데 파업으로 집 가는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릴 것 같아 30분 일찍 나왔다”며 “그런데도 사람들이 줄 서 있는걸 보니 다들 같은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전모(40대)씨도 “이렇게 지하철이 막힐 줄 알았다면 버스로 갈아탔어야 했다”며 “지하철 배차간격이 길면 승객이 한번에 타려고 해 피곤해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호선 선릉역도 사람으로 미어터졌다. 열차 4대를 보냈다는 홍모씨(27)는 "조금 전 들어온 열차도 승객이 꽉 차 있어서 선릉역 승객은 거의 못 탔다"며 "날씨까지 후텁지근해 다들 외투를 벗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강남역에서는 승강장 계단까지 줄이 이어졌다.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강모(20대)씨는 “원래 2호선은 사람이 많아 ‘지옥철’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평소보다 훨씬 더 심하다”며 “타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열차가 제때 출발하지 못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이틀간의 경고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 버스정류장엔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이틀간의 경고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 버스정류장엔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하철 퇴근길 대란으로 대체 교통편을 이용하려는 시민들도 많았다. 특히 버스 정류장 앞도 혼잡했는데 일부 시민들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택까지 걸리는 시간을 검색해 보거나, 지하철 입구와 버스정류장을 번갈아 보며 갈등하는 모습도 보였다.

직장인 곽모(30대)씨는 “원래 지하철 타고 다니는데 오늘은 퇴근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버스 타려고 나왔다”라며 “오늘 퇴근길은 못해도 2배는 더 걸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서교공)와 민주노총·한국노총 양대노조 연합교섭단은 인력 감축 문제 등을 놓고 전날(8일) 막판 교섭을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고, 연합교섭단은 오후 9시 10분께 교섭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는 9일 첫 차부터 오는 10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경고 파업에 들어갔다. 다만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공사는 평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열차 운행률을 평소와 같은 100%로 유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그 외 시간대는 불가피하게 운행률이 떨어져 평일 81% 수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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