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이준석에 질긴 구애
李 “엉뚱한 사람 약 먹일 생각”
전문가 “李, 與 남기 어려워”
지도부는 여론 동향만 살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10.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10.27.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연일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을 만나면서 먼저 손을 내밀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 중 현재 대표적인 비윤계 인사로 언급되는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하면서 통합을 강조한 인 위원장이 곤경에 처한 모양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계속해서 이 전 대표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저를 도와주고 여러 번 만나서 한 수 좀 가르쳐주소” “당을 만드는 데 공이 큰 걸로 안다. 앞으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지난 4일에는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의 구애에도 이 전 대표의 마음은 돌이키지 못했다.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을 만나지 않는 이유로 윤 대통령을 만나 국정 시도 설득을 먼저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2023.11.4 (출처: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2023.11.4 (출처: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혁신 대상이 서울에 있다’는 당연한 말을 인정하지 못하고 아무리 다른 이야기를 해봐야 승리는 요원하고 시간만 흘러갈 뿐”이라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가 말한 혁신 대상은 윤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시라”며 “억지 봉합쇼 한다고 18개월간 실정이 가리워지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이 전 대표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신의 심경을 표출했다. 그는 5일 공개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권 내부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신당 창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난 3일 공개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일한 변수는 윤 대통령이 어디까지 실정을 반복하느냐”라며 “한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행동하겠다는 날짜는 이미 정해 놨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계속 카운트다운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과 만나서 할 얘기 별로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혁신 핵심 대상은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기조 변화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평론가는 “이 전 대표는 신당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2023.11.4 (출처: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2023.11.4 (출처: 연합뉴스)

이 전 대표가 사실상 신당 수순을 밟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 위원장을 향해 이 전 대표 행보가 도리어 악영향을 끼쳐 신당 창당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가장 노리는 것은 피해자 이미지를 통해서 신당 하려는 것”이라면서도 “인 위원장 때문에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비춰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 남아있기는 힘들다”며 “어쩔 수 없다. 너무 나갔다”고 했다.

한편 현재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를 차기 총선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아 탈당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이 전 대표에 대한 별다른 메시지를 내고 있지 않으며 여론 동향만 살피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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