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희생하는 새 길 요구”
친윤 험지 출마 등 안건 발표
안건 대부분 실현 가능성 작아
전문가 “정략적 제의에 불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10.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10.27.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1호 혁신안인 ‘징계 취소’에 이어 희생을 키워드로 한 2호 혁신안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혁신위가 보여준 혁신안들이 조삼모사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4차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어려운 지역에 와서 출마하는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영남 중진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친윤 의원들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2호 혁신안은 지난달 30일 혁신위에서 통합을 주제로 한 ‘징계 취소’에 이은 두 번째 제안이다.

그는 해당 요구 배경으로 “우리 당은 위기고 나아가 나라가 위기”라며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희생의 틀 아래서 결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들이 많은 이득을 받았지만 이제는 국민에게 모든 것을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 내려서 희생하는 새로운 길을 요구한다”고 부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7.

이와 관련해 김경진 혁신위원은 “위원장께서 말한 내용은 지도부와 당 중진 의원들,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에게 정치적 권고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혁신위는 이날 ‘희생’을 주제로 2호 안건을 발표했다. 해당 안건 내용은 ▲국회의원 의석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국회의원 세비 감축 ▲현역 의원 등 선출직 인사를 대상으로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적 배제 등이다.

지난 1일 온라인 회의에서 나온 보좌진 인원 감축은 논의되지 않았다.

혁신위의 이 같은 제안은 변화와 혁신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 혁신위가 제안한 2호 혁신안은 실질적으로 이뤄지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의석수 10%를 감축의 경우 비례대표와 지역구 중 어떤 것을 줄일지 구체화되지 않았다. 또한 비례대표 수를 축소하게 될 시 비례 확대를 주장해 온 민주당의 반발에 부딪히며, 지역구를 줄일 경우 현역 의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3.10.2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3.10.29.

불체포특권 포기 또한 야당의 반발이 예고된다. 민주당에서 1호 혁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내걸었음에도 지난 9월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한 것으로 보아 공감대를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진·친윤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 중진·친윤 의원 기준이 불분명할뿐더러 지도부를 향한 “정치적인 권고”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현역 의원 등 선출직 인사를 대상으로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적 배제 등 공천과 관련한 실질적인 부분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하기에 실질적인 효력이 나타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민 앞에 희생하는 걸로 보면 된다”며 “불출마로 보는 건 어폐”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3.

이날 혁신위 발표 직후 중앙당사를 찾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정치인 희생 주장에 동의를 묻는 질문에 “나중에 답변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혁신위가 제안한 2호 혁신안 카드가 보여주기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혁신위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지금 5개월 앞두고 있는데 너무도 무책임하고 정략적인 제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혁신위가 제시하는 제안 자체가 보여주기식 나열”이라며 “국민의힘 안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