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패턴·호흡·심박수 데이터 기반
‘잠이 보약이다’ ‘질 좋은 잠은 만병통지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면(睡眠)은 우리 몸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 수면은 잠(潛)을 자는 일이며 잠은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를 말한다.
사람은 일생의 약 1/3을 잠을 자면서 지낸다. 잠은 모든 장기에 휴식 제공과 낮 동안 생활하느라 사용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신체활동으로 쌓인 노폐물과 피로를 해소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가을은 건조하고 바람이 불면서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크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우리 수면 리듬에 큰 영향을 준다.
잘 조절된 수면은 면역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절한 수면 시간과 질을 유지함으로써 가을철 감기와 같은 계절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생활의 활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 염증 증가, 스트레스 증가, 면역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AI를 활용해 수면 건강을 돕는 ‘디지털 테라피(Digital Therapy)’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총 49만 5506명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67만1307명으로 늘었다. 불면증 환자 수는 2021년 68만 4560명이고, 수면 무호흡증 진료 환자 수도 2018년 4만 7208명에 달한다.
◆디지털 테라피(Digital Therapy)란?
수면케어를 시작으로 정신건강 케어까지 돕는 ‘디지털 테라피’에 대해 알아보자.
디지털 테라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정신적, 신체적 건강 문제를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한 서비스를 말한다. 이 방법은 전통적인 대면 치료와 병행하거나, 특정 상황에서는 대체재로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앱을 통한 우울증 치료,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수면의 질 향상, 온라인 CBT(인지 행동 치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 한국인의 ‘수면’ 실태와 수면 산업 ‘디지털 테라피’ 국내외 동향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후 한국인 평균 수면 시간이 더 짧아지기 시작했다. 세계 평일 수면 시간은 6.9시간, 주말은 7.8시간인데 한국인은 평일 6.7시간, 주말 7.4시간으로 평균에 못 미친다. 부족한 수면으로 자살률이 올라가고, 주의력이 떨어지고, 정신 건강은 물론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잠보다 공부가 더 중하고, 잠보다 야근이 더 중한 사회적 분위기다.
전 세계적으로 수면 산업이 성장하고 전통적인 수면 관련 소비재 외에 의료와 제약 바이오 분야는 물론 뷰티와 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아이템들까지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수면’이 대세로 떠오르는 추세다.
전 세계 디지털 테라피 시장도 225억 달러 대략 303조원의 규모로 연평균 약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크게 확대되고 있다.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연구 및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테라피에 대한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면서 관심 증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서비스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디지털 테라피 분야의 투자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슬립테크(Sleeptech)’는 수면에 특화된 기술과 제품을 지칭하는 반면 ‘AI 디지털 테라피’는 보다 광범위한 건강 문제를 다루며 AI 데이터 분석 및 학습능력을 기반으로 한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 디지털 테라피와 수면 질 향상의 미래
AI 디지털 테라피는 사용자의 수면 패턴, 호흡, 심박수 등 정제된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수면 정보 등 각종 건강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수면 개선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Big Health에서는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료 앱인 ‘Sleepio’를 개발했다. 이 앱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분석하고 수면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국내에서 인공지능(AI) 특허와 상표를 다수 획득한 정화민 타우데이터 대표는 ‘AI Sleep Curation’ 서비스를 통해 수면 건강 회복을 돕는 디지털 테라피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수면 단계를 측정해 비접촉식 수면 검사와 뇌파 측정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수면 조언‧교정 등 수면의 질 향상을 위한 시·음악·ASMR(백색소음 등)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