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유통가, 축제·마케팅 전개 안 해
“크리스마스·연말에 집중할 것”

위니비니·코펜하겐 등 외국 기업
관련 상품 출시 및 매대 배치해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핼러윈 데이(Halloween Day) 장식물과 영어로 쓰여진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10.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핼러윈 데이(Halloween Day) 장식물과 영어로 쓰여진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10.27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핼러윈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매년 떠들썩했던 마케팅이 이태원 참사 1주년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올해는 잠잠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단연 축제나 활발한 마케팅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일각에서는 핼러윈 행사와 이태원 참사는 별개로 바라봐야 한다는 측면도 적지 않다.

통상적으로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로 이어지면서 하반기 ‘대목’으로 꼽히던 핼러윈 축제 기간 유통업계는 전반적으로 축제를 열고 각종 기획전을 통해 관련 상품군을 확대, 판매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나 올해는 다르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약 1년 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그 좁은 골목에 10만명가량의 인파가 몰리면서 많은 인원이 인파에 깔리거나 밟혀 심정지 상태 및 부상을 입었던 것이 이태원 참사 사건이다. 당시 사망자 대부분이 2030 세대였는데 이들은 단순히 축제를 즐기러 왔다가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놀이공원에는 핼러윈이 아닌 다른 테마를 활용한 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형마트·편의점·백화점 등에서도 별도의 이벤트나 마케팅을 전개하지 않고 소규모의 제품 판매 또는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다이소에는 핼러윈 상품들이 진열돼 있긴 하지만 관련 제품 수를 40% 줄이고 실제 사용률이 높은 소품들로만 구성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이태원 골목에서 압사 사고로 15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던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고 그게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이런 와중에 이전처럼 축제 마케팅을 했다가는 역풍 맞을 것”이라며 “많은 업체가 오히려 크리스마스나 연말을 위한 준비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명준(가명, 30대, 남)씨는 “작년 이태원 참사 때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쏟아지는 영상이나 뉴스들을 보면서 심각성을 느꼈다”며 “저와 관련된 사람이 그때 다치거나 희생당하진 않은 저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가족·친척이나 지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상상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년도 안 지났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또다시 시끌벅적한 축제나 행사가 이어진다면 축제로 인한 즐거움보다는 그때의 생각이 더 떠오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행사하더라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 저는 가지 않을 것’ ‘핼러윈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기 힘들다’ ‘아직도 마음이 무겁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핼러윈 행사와 이태원 참사 사건을 별개로 보고 즐길 사람은 즐겨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황혜진(가명, 27, 여)씨는 “핼러윈 행사 때 일어나서 이태원 참사 사건이 발생했던 거지 핼러윈이 아니었어도 그런 사고들은 발생할 수 있다”며 “저 역시 당시 사건을 생각하면 슬프지만 언제까지 거기에 매여 있을 수도 없고 안전하게 활동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앞으로도 축제든 뭐든 사람 많은 곳은 여전히 있고 안 다닐 순 없다’ ‘그들을 마음에 기리긴 하지만 당시 사건은 대규모 행사 안전 문제였을 뿐’ ‘핼로윈이라는 날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기에 즐기는 사람을 몰상식적인 사람으로 매도하는 분위기는 안 됐으면…’ 등의 반응이 보였다.

위니비니, 코펜하겐 등 외국계 기업은 온라인몰을 통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거나 오프라인 점포 매대 전면에 관련 상품을 배치하는 등 이전처럼 핼러윈 마케팅을 시작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문화가 외국에서부터 시작돼 국내로 들어온 것”이라며 “국내 정서와 밀접한 관련이 없는 외국계 기업의 경우 마케팅에 있어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인데 국내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바라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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