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8일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돼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래 5년 만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은 압도적인 전력 우위를 과시하며 금메달 200개 이상을 차지해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메달 종합 순위 1위에 오른 이래 41년간 11회 연속 종합 1위를 달성했다. 특히 2010년 두 번째로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광저우 대회에서 작성한 역대 최다 금메달 199개를 경신하는 신기록을 썼다.

한국은 금메달 42개로 2위 일본(금 51개)에 이어 종합 3위의 목표를 달성하기는 했다. 하지만 2010 광저우, 2014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 70개 이상을 따낸 한국의 금메달 획득 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이번 항저우 대회를 거치며 40개 대로 크게 줄었다. 그나마 5년 전 일본에 금메달 수에서 26개나 뒤졌던 한국은 일본과 차이를 10개 이내로 줄인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수가 적어진 것은 내년 파리 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2진급 선수를 주로 보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2018 아시안게임에 종목별 국가대표 1진을 파견해 한국을 제치고 24년 만에 메달 순위 2위를 되찾은 바 있다. 한국은 일본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 대회에서 실감해야 했다.

당초 우리나라는 금메달 최대 50개를 예상했지만 기대 종목의 부진으로 인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사격(금 2개), 유도·정구(이상 금 1개)의 부진과 함께 레슬링과 복싱에서 금 1개도 따내지 못하고 몰락한 것이 목표 실패의 이유였다. 단체 종목에서 남녀 동반 메달을 딴 하키, 남자 축구와 야구를 제외하곤 배구, 농구, 남녀 핸드볼에서의 부진도 메달 레이스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이제 올림픽은 물론 아시아 대회에서도 금 획득이 결코 쉽지 않음을 확인해야 했다.

그나마 펜싱(6개)과 수영(6개), 양궁(4개), 태권도(5개)에서 성과를 거두고, 5년 전 노메달의 굴욕을 맛본 배드민턴이 2개를 따내며 효자 종목의 위상을 되찾은 것은 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로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달성한 수영 경영은 국제 경쟁력을 당당히 입증하고 새로운 메달박스로 자리매김했다. 신생 종목인 e스포츠(2개)도 힘을 보탤 수 있었다.

한국 스포츠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 부족에 따른 국제 경쟁력 약화라는 숙제를 드러냈다. 앞으로 올림픽은 물론 아시안게임에서도 전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밀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내년 파리올림픽을 대비해 체육 시설과 훈련 환경 등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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