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사역자 이탈에 위기감
9월 총회서 대안 등 논의
총회, 강도권 허용 수용하나

▲ 개신교 내에서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9월 22~26일 광주 겨자씨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총회에서 총신대 학생 및 교인들이 신학대학원 입학 허락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왼쪽). 총신대 본관 건물 7층 내벽에는 아직도 ‘총신대 신대원 여성 입학제한 가결에 대한 반대 성명서. 대자보가 붙어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 개신교 내에서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9월 22~26일 광주 겨자씨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총회에서 총신대 학생 및 교인들이 신학대학원 입학 허락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왼쪽). 총신대 본관 건물 7층 내벽에는 아직도 ‘총신대 신대원 여성 입학제한 가결에 대한 반대 성명서. 대자보가 붙어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여성 목사 안수를 허용할까.’

국내 대표적 보수 교단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 9월 정기총회를 앞두고 기로에 서 있다. 예장합동 교단은 ‘여성안수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목회와 선교 현장에선 “여성 안수가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장합동 기관지 ‘기독신문’은 최근 교단 내 이러한 현실에 대해 조명했다.

현재 예장합동 내 여성안수에 대한 시선은 세 가지다. ‘절대 안 된다’는 입장과 여성사역자 이탈을 위해 ‘보완할 제도를 마련하자’는 중도적인 입장이 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여성안수가 ‘시대적 요구’라는 주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오는 18일부터 22일 개최되는 제108회 총회에서도 여성안수 허락을 요청하는 헌의안이 상정된다. 북전주노회는 ‘예장합동 교단에서 여성안수를 허용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헌의안을 올렸다. 헌의 이유로 ▲기관목사, 군종목사, 해외 선교지 사역에 필요 ▲여성성도의 비중 증가 ▲교단 교세의 급격한 쇠퇴 ▲여성차별로 교회 등지는 MZ세대 ▲개혁주의 신학에도 부응하는 것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금까지 총회 현장에서 여성 안수 사안은 과반수의 총대(총회대의원) 반대에 부딪혔다. 여성안수가 성경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여성안수를 찬성하지만, 여성안수를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교단 분위기상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없다는 한숨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목회자는 “총회에서 여성안수에 대한 헌의안이 올라와도 찬반 논의를 하기도 전에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고린도전서 14장 34절 말씀을 근거로 기각되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교단 정서상 여성 목사 안수는 당장 어렵다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다.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는 안수 대신 강도권 허용 등과 같이 여성 준목 제도 활성화 방안에 대한 청원이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목회자도 “선교 현장과 군 선교 등 특수하고 전문적인 사역에서의 (여성 목사의)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여성사역자들의 지위를 개선하고 전문사역으로 진출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성사역자지위향상 및 사역개발위원회 총무 유홍선 목사는 “예장합동 헌법 교리와 정치가 개정되지 않는 한 여성 안수는 불가하지만, 개정 전까지 여성사역자의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목사후보생 고시와 강도사 고시 응시 자격까지는 총회가 허락해야 한다”며 “노회가 여성사역자의 직무를 관리하고 지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밝혔다.

전임 위원장 장성교회 김재철 목사도 “여성사역자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는 총신신대원을 졸업한 여성사역자들에게 강도권을 허락하고 총회 강도사고시를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예장합동 교단뿐만 아니라 기독교계에는 성경 등을 근거로 여성 목회자 안수를 금지하는 교단이 적지 않다.

미국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포스트가 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여성 목사를 허용하지 않는 교단은 동방정교회, 로마가톨릭교회, 미국 침례교회협회, 미국 복음주의 자유교회, 루터교회 미주리회의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개신교단이 여성 목사와 장로 제도를 두고 있으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합신 등은 여전히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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