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반도체 수출 휘청
첨단산업 육성으로 위기 타개
尹 정부 의지에 기업들도 호응
영업사원 돼 발로 뛴 尹대통령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반도체 웨이퍼. (출처: 뉴시스,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반도체 웨이퍼. (출처: 뉴시스,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년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돌파구 찾기에 힘을 쏟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에 치솟은 물가와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 산업계는 복합위기에 처했고, 미중 패권 싸움 등 첨단산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국운을 걸었다.

정부는 지난 3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를 나섰다.

2042년까지 수도권에 300조원을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치해 세계 최대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것으로,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인 경기도 기흥, 화성, 평택, 이천과 연결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미래차·바이오·로봇 등 6대 핵심 산업에 550조원을 투자해 성장 엔진이자, 경제 안보를 위한 전략 자산인 첨단산업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현재 글로벌 경쟁 상황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며 첨단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민간 투자를 위한 정부의 확실하고 빈틈없는 지원을 강조했다.

정부는 먼저 2042년까지 300조원의 대규모 신규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단일 단지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도에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조성된 신규 클러스터를 기흥·화성·평택·이천 지역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 소·부·장 기업, 판교 팹리스 밸리와 연계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메모리,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소·부·장을 아우르는 반도체 전 분야 밸류체인과 우수 인재를 한곳에 모아 글로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선도 모델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등 복합위기를 첨단산업 육성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6%, 총수출액의 19.4%를 반도체 산업이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 침체에 버팀목이 휘청이고 있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41.0%(44억 달러) 줄어든 63억 8000만 달러로, 4월 전체 수출 감소액인 82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도체 수출이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상황에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은 국가 경제의 국운이 걸린 셈이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은 윤 대통령의 ‘반도체 초강대국’이라는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경제6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선 “요즘 전쟁은 총이 아닌 반도체가 한다”고 언급할 정도로 첨단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의지에 기업들도 호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8년간 국내 전기차에 24조원을 각각 투자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판매 글로벌 3위권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기아의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지원사격을 약속했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국내 배터리 업계도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 핵심 광물·소재 공급망 확대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차원 정책뿐 아니라 직접 영업사원이 돼 세일즈 외교도 활발히 나섰다.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다보스포럼 순방부터는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동행해 글로벌 수출·수주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미국 국빈 방문에서는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했다. 대표적 성과로는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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