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김미라 기자] 대구의 몽마르트로 잘 알려진 청라언덕은 노래 ‘동무생각’의 무대가 된 곳이다.

청라(靑蘿)라는 이름은 언덕 위 선교사 주택들의 벽면에 푸른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있어 푸를 청(靑), 담쟁이 라(蘿)를 써서 청라언덕으로 불리게 됐다.

이곳에는 마치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예쁜 서양가옥 3채가 자리하고 있는데 바로 선교사 챔니스 주택과 스윗즈 주택, 블레어 주택이다.

이 건물들은 대구에 기독교가 전파된 초기에 선교사들이 거주했던 집으로 당시 우리나라에 거주했던 미국인들의 건축과 주거양식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구한말 개화기 때, 황무지와도 같았던 대구에 선교사들이 들어와 신문물(新文物)을 전파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큰 언덕이라는 뜻을 지닌 대구(大邱, 달구벌)가 낳은 걸출한 두 시인이 있다.

바로 한국 문단사에 길이 남을 이상화(李相和)와 이육사(李陸史).

그들의 공통점은 일제의 말발굽 아래서 핍박과 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민족의 회복을 시(詩)로 저항하다가 유명을 달리 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칼’보다 강한 ‘펜’을 무기 삼아 언젠가 찾아올 조국의 독립을 알리며 암울했던 시대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했던 그들의 정신(精神)이었다.

이상화 시인의 대표적 저항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인은 나라 잃은 비극적 현실과 다시 찾아온 봄의 아름다움을 대비해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설움을 강렬한 어조로 쏟아냈다.

이육사(본명 이원록)는 맞이할 조국의 독립을 ‘백마 타고 오는 초인’에 빗대어 묘사했으며 나라 잃은 백성들과 함께 그날을 간절히 염원했다.

오늘날 해방된 조국은 눈부신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이뤘지만 원치 않는 허무한 권세에 속절없이 굴복당해 우리의 생각과 의식은 또 한편으로는 갇힌 자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절박한 현실의 때에 참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오늘날 진정한 광복(光復), 승리의 노래를 목 놓아 부르는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그토록 바라고 원하는 평화의 세상.

정의와 진실과 진리가 승리하는 세상 말이다.

광야(曠野)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 (중략) …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영상촬영: 황금중 기자, 편집: 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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