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李 체포동의안 부결 겨냥
“다음에도 불체포특권 쓰나”
민주 “가결·부결 다 안 좋아”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30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그의 체포동의안 부결과 함께 추가 체포동의안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표결에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하 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석 281명 중 찬성 160명, 반대 99명, 기권 22명으로 통과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가결 입장을 정하고 투표에 임했다. 민주당의 경우 의원의 자율 투표에 맡겼다.

◆與 “李, 체포동의안 또 날아올 것”

국민의힘은 이번 표결을 놓고 당이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킨 부분을 강조하며 이 대표가 대선 당시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하고 자신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부분도 지적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대단히 마음 아픈 일이지만, 우리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찬성한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는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켰다”며 “민주당은 대선 때도 그랬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지키지 않았다는 것도 국민이 잘 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대표에게 묻는다. 오늘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나”라며 “무기명 투표가 원칙이기 때문에 알 수 없겠지만 양심에 따라 투표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다”며 “작년 5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가 방탄용으로 비판받자, 충북 지원 유세에서 ‘본인 같이 깨끗한 정치인에게는 불체포특권이 전혀 필요없다’고 발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이재명은 숱하게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의 이재명은 지난달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불체포특권 뒤에 숨었다”며 “과거와 지금의 이재명 중 누가 진짜 이 대표인지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아직 기소되지 않은 숱한 혐의들이 남아있어 국회로 다시 체포동의안이 날아올 것”이라며 “그때 이 대표는 또 불체포특권을 누릴 것인가”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3.

◆말 아끼는 민주… “부결해도 안 됐다”

민주당의 경우 이번 표결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당초 당 안팎에서도 하 의원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면 이전에 부결 처리한 2건의 체포동의안과 비교되며, 부결시켜도 이 대표를 부결시킨 점을 의식한 판단으로 비춰질 수 있어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했다.

이번 표결에 관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에선 이번 표결에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가결이 되든 부결이 되든 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표결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건으로 당의 스탠스가 꼬인 걸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李, 다음 표결선 부결 어려울 수도”

전문가는 이번 표결을 놓고 민주당이 방탄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표결 결과를 보면 민주당 상당수가 가결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강조했던 국민의힘이 전부 가결했다고 쳐도 최소 민주당에서 50표 이상이 나온 것이라 방탄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다만 부결이 됐어도 민주당은 ‘방탄 본능’이라는 식으로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 민주당은 이래저래 (여당에게)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 대표에게 추가 체포동의안이 청구될 경우 민주당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질 거라고 분석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표결은) 당연히 민주당에게 부담이 크다. 국민의힘이 현재 불체포특권을 포기했고 앞서 민주당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당시에는 여파가 만만치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하 의원의 체포동의안 통과는 민주당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체포동의안이 나올 경우 민주당은 부결을 강조하겠지만 가결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대표는 (추가 체포동의안이 오면) 정치 보복이라고 부결을 외치겠지만 지난번에 이탈표가 31표가 나왔다. 다음 표결에는 부결에 그리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번 표결이 체포동의안에 대해 국민을 환기시킨 부분도 있다. 이 대표가 다음 체포동의안을 피할 수 있을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3.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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