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60명, 반대 99명, 기권 22명
국힘·정의·시대전환, 찬성 111표로 추정
민주당서 최소 49명가량 찬성표 던져
이재명 대표 체포안 표결 때와 달라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무기명 투표라 정확한 찬반 명단은 파악할 수 없으나 여야 당론 등을 통해 추정해보면 민주당에서 적어도 49명의 찬성이 나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앞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는 ‘정치 탄압’이라는 수사라는 수식어를 붙여 부결시켰던 바 있다.

하영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보면 재석의원 281명 가운데 찬성 160명, 반대 99명, 기권 22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번 표결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4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표결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당론으로 ‘가결’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당론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4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면 남은 56명의 찬성표는 야당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그간 불체포 특권 포기 입장을 밝혀온 정의당 의원 6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지고, 여기에 더해 시대전환 의원 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면 남은 찬성표 수는 49표가 된다.

달리 표현하면 민주당에서는 최소 49명가량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셈이다. 앞서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자율로 투표를 맡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169석 다수석으로 가부 열쇠를 줬으나 이재명 대표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인 것이다.

하영제 의원의 체포안이 가결로 결정됨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건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뿐이다. 앞서 정정순 전 민주당 의원, 이상직 전 무소속 의원,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된 바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안은 재석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부결됐다. 노웅래 의원도 민주당 의원 다수의 반대로 부결됐다. 상황이 이같이 되면서 민주당은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한 모습이다.

여당도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대단히 마음 아픈 일이지만, 우리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찬성한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는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켰다”며 “민주당은 대선 때도 그랬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지키지 않았다는 것도 국민이 잘 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대표에게 묻는다. 오늘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나”라며 “무기명 투표가 원칙이기 때문에 알 수 없겠지만 양심에 따라 투표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다”며 “작년 5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가 방탄용으로 비판받자, 충북 지원 유세에서 ‘본인 같이 깨끗한 정치인에게는 불체포특권이 전혀 필요없다’고 발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이재명은 숱하게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의 이재명은 지난달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불체포특권 뒤에 숨었다”며 “과거와 지금의 이재명 중 누가 진짜 이 대표인지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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