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주년 3.1절 기념식이 1일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지난 3년간은 코로나19로 인해 기념식만 소규모로 진행됐으나 올해는 각 지자체에서 기념식뿐 아니라 독립운동 만세궐기 재현 등 다양한 행사를 열면서 더욱 의미 깊은 날이 됐다.

이날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누구도 자신의 당대에 독립을 상상할 수 없었던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또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 “영광의 역사든, 부끄럽고 슬픈 역사든 역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등을 언급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 위협, 경기 침체, 역대 최저 출산율, 급변하는 세계정세 소용돌이 속에 있는 우리나라의 현 위치에서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정신은 명백히 필요하다. 또한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절박함도 가져야 한다.

이처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국회부터가 갈라졌다. 3.1절에도 여야는 서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3.1절에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비난했고 이 대표는 “윤 정부가 3.1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7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전후로 이 사안이 정치계 모든 담론의 블랙홀이 된 양상이다. 애초에 이 대표의 혐의는 재판에서 증거와 법리로 다투어야 할 사안인데 왜 이리도 지지부진하게 끌면서 의미 없는 공방만 이어가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이럴 거면 이 대표는 왜 대선후보 시절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나. 민주당부터가 당 대표 사법리스크에 발이 묶여 다른 사안을 내세워도 묻혀버리니 자충수가 아닌가. 여기에 국민의힘은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표를 가지고 내부 다툼까지 벌이고 있다.

과거 지도자들이 나라를 빼앗겼을 때 피해를 입은 것은 국민이고, 목숨을 바쳐 나라를 살린 것 역시 국민이었다. ‘반복해선 안 될 과거’에는 이 대목도 있을 것이다.

소모적인 권력투쟁을 할 여유가 없다. 여야 모두 선열의 정신을 가지고 나라가 처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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