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절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놓은 채 우르르 해외 외유에 나서 비난을 받고 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20여명은 2일 베트남으로 워크숍을 떠났다. 모임 대표 강훈식 의원은 “당의 진로, 총선 준비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비로 간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정청래 위원장과 고민정·조승래 의원 등은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했다. 이동통신 분야 주요 전시회여서 참관해야 한다고 하지만 같은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지 않았다.

민주당 안민석·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3.1절을 맞아 일본 도쿄로 출장을 갔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8일부터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순방을 떠난다고 한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공휴일인 3.1절에 임시국회를 열자고 요구한 건 민주당이었다. 애초 국민의힘은 3월 국회를 6일에 소집하는 요구서를 지난달 23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다음날인 3.1절에 국회를 소집하자며 맞대응했다. 국회법에는 2월부터 6월까지 임시회는 매달 1일 연다고 돼 있으나, 지난해 3월 임시회도 여야 합의로 7일 개회한 바 있다.

정작 3.1절날 국회 본회의는커녕 17개 상임위 중 어느 곳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텅 빈 국회를 뒤로하고 이재명 대표는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주관한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현 정부가 3.1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방탄 국회를 열어 놓고 장외투쟁을 벌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가 굳이 3.1절부터 국회를 연 것은 이 대표 방탄을 위해 단 하루의 빈 날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고 국회 문을 닫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민주당은 지난 1월에도 굳이 열 필요가 없었던 임시국회를 열었다. 그때도 국회를 닫으면 민생이 파탄 날 것처럼 요란을 피우더니 소속 의원 20여명이 무더기로 외유를 나갔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태 이후 집안싸움에 여념이 없는 민주당은 이제는 국민들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민생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부끄러움도 갖지 않는다.

현재 무역 적자가 1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반토막이 나며 경제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침체의 끝이 언제일지도 모른다.

반도체 관련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법안이 산적해 있지만 국회, 특히 야당은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민주당은 ‘민생은 핑계일 뿐 이재명 대표 방탄용 아니냐’는 여당 비판에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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