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도발을 자행하는 북한에 대해 직접 불법외환거래 차단에 나섰다. 미국은 2일 외국에서 불법적인 외화벌이 활동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을 지원해온 북한 관련 기관 3곳과 개인 2명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에서 불법으로 외화벌이를 해온 북한 칠성무역공사와 조선백호무역공사, 아프리카 현지 법인 등 3개 기관과 북한 정권과 노동당의 수익 창출 활동에 종사해온 북한 국적자 황길수, 박화성 등 2명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불법적인 외화벌이를 통해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개발 및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프로그램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런 불법자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UN은 2016년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해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원칙적으로 UN회원국들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북한의 단체, 기업, 개인의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 및 경제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UN 제재는 기본적으로 국제법적 성격을 지니므로 해당 국가에 대해 강제력을 지니지 않아 안보리의 강제조치 결의 내용이라 하더라도 국가행동력에 구속적이지 못하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런 저런 구실로 북한 경제제재를 잘 지키지 않는다.

이번에 미국 정부가 북한 제재에 나선 이유는 명백하다. 북한의 핵개발 등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건설 및 조각상 설립 사업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여온 북한기관 및 이와 관련된 개인을 제재대상에 포함한 것은 북한의 모든 불법 외화벌이 활동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이다. 미국의 제재대상으로 지정되면 이들 기관 및 개인과의 거래가 전면 금지되고, 이들과 관련된 미국 내 재산은 동결되며, 관련자들의 입국이 금지된다.

OFAC에 따르면 칠성무역공사는 북한 정권에 속한 무역회사로 불법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한편, 정보요원들을 직원으로 위장 고용해 외국에서 정보를 수집해왔다. 조선백호무역공사는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기관으로, 지난 1980년대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예술 및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해 북한 정권에 자금을 조달해왔다.

또 황길수와 박화성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에서 콩고아콘드SARL(Congo Aconde SARL)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DR콩고의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건설 및 조각상 설립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번 제재대상에 포함된 콩고아콘드SARL은 황길수와 박화성의 지시에 따라 카메룬 은행의 DR콩고 지점에 미국 달러화 계좌를 개설하기도 했다고 OFAC는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8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한 것을 비롯해 모두 41차례에 걸쳐 역대 최다 규모인 70여발의 탄도 및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지난달 18일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둔 화성-15형 ICBM을 시험발사 하는 등 올해 들어서도 한국은 물론 미국을 겨냥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 및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한 미국 등 UN 제재는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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