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자가 감소되고 있고, 사망자가 더 이상 증가되지 않으니 메르스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아니다, 전국지역까지 퍼졌고 잠복기간의 유동성으로 인해 8월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우리 주변에서 메르스 이야기로 주변이 시끄럽다. 기세가 꺾였다는 내용과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말들이 동시에 돌고 있으니 뉴스나 정기적인 소식을 듣는 국민들도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니다. 이같이 메르스 전파로 인해 여론이 흉흉하고 경기활동의 시계가 멈춘 것 같은 시기에 국회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을 두고 여러 말이 떠도니 국민들만 헷갈린다.

이번 정치권과 행정부 간 갈등의 불씨가 된 ‘개정 국회법’은 지난해 11월 7일 국회에서 통과된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세월호특별법)’에 대해 지난 5월 11일 정부가 제정한 세월호특별법시행령으로 인해서다. 시행령 일부 조항에서 법을 위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자 국회에서는 하위법인 정부시행령이 법률 취지를 무시하는 처사로 간주해 행정입법이 모법(母法)을 위법한 경우 수정권을 명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거부권행사 운운하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일부 자구를 수정해 정부로 이송하면서 위헌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정부에서는 거부권행사를 계속 끄집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정국 속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간단체와 정부의 두 가지 행동은 정부 의도를 의심스럽게 만든다. 하나는 세월호특별법 규정을 무시하고 정부가 위법해 만든 세월호시행령의 일부 조항이 진상규명을 방해한다며 민간단체가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벌이고 있는 ‘정부시행령 폐기와 개정안 수용을 청와대에 촉구하는 10만 서명운동’이다. 또 하나는 독립기구로 활동 중인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운영규칙 중 일부 내용이 상위법인 세월호특별법시행령과 어긋난다며 정부가 독립기구에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일이다. 이를 보면 정부시행령을 제정하면서 위법하고, 또 국회가 피해보상 신청기간을 연장한 5.18 보상법에 대해 정부시행령을 아직 개정하지 않아 당사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등 위법을 하고 있는 정부가 국회법 거부권을 놓고 권한 싸움에 매달려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국민이 보기에도 민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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