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호가 떠나간 쓸쓸한 황포돛배 포구 ⓒ천지일보(뉴스천지)

목포시, 세금 8억 5600만원이나 투입
매년 4000만원 이상 적자로 문 닫아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전남 나주시에선 잘만 운영되는 영산강 황포돛배 사업이 목포시에선 왜 안 됐을까. 경영귀재임을 내세워 세 번의 시장을 역임한 정종득 전 목포시장의 사업역량 부재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목포시는 총 사업비 8억 5600만원을 투입해 새로운 생태관광의 패러다임을 열 것을 내세우며 지난 2010년 12월 영산강에 황포돛배를 띄웠지만, 4년 6개월만인 올 4월 문을 닫았다.

이 사업은 전남도의 영산강 뱃길 복원과 목포시의 관광활성화란 명분이 맞아 황포돛배를 짓는 데 3억 9600만원, 주차장과 화장실 매표소 등 기반시설에 4억 600만원, 총 8억 5600만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그러나 목포시와 전남도의 장미빛 전망과 달리 영산강 황포돛배는 찾아오는 관광객이 없어 수익은 고사하고, 관련법에 따라 배를 검사·수리하는 등 관리에만 매년 4000만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앞서 정종득 전 시장은 목포호에서 열린 첫 운항식 기념식에서 “(황포돛배 사업은) 물, 습지, 갈대, 수목 등이 자연친화적으로 어우러진 4만평(13만 2000㎡) 규모의 수변공원과 인접해 휴식과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포시민은 대기업 CEO의 화려한 경력으로 경영귀재임을 내세운 정종득 전 시장의 말을 믿었다. 황포돛배 운항이 목포시에 새로운 관광 활성화로 부상해 목포시 경제를 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포돛배 목포호는 영산강 뱃길 복원과 체험형 관광상품과는 거리가 먼 ‘예산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국비와 도비가 지원된다는 이유만으로 추진한 사업이 결국 목포시민의 세금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반해 나주시는 운영면에서 목포시와 큰 차이를 보였다. 나주시는 현재 황포돛배 3척(12인승 2척, 100인승 1척)을 운영 중이다. 나주시 관광과 이민철 과장은 “나주의 경우 시티투어에 황포돛배 체험을 포함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 5월 연휴 중에는 2000여명이 황포돛배를 운영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 관광과 시설계 담당자는 “자신은 올해 2월에 발령받아 이전에 황포돛배가 어떻게 운영됐는지 모른다”며 “적자가 왜 발생했는지는 굳이 알아 볼 필요가 없다”는 등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결국 충분한 검토와 경영에 대한 세밀한 계획이 수반되지 않은 채 경영귀재라는 타이틀만 믿고 진행된 사업이 세금을 낭비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황포돛배 포구에서 만난 시민 고명일씨는 “대기업 CEO 출신인 정종득 전 목포시장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며 “그런데 정종득 전 시장이 빚만 안겨준 채 떠났지만, 어느 누구하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한탄했다.

그는 또 “지금처럼 지방자치단체장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구조는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며 “수천억원의 예산을 시장 한 사람의 의중에 따라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되는 지금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신 있는 공무원과 이를 견제하는 시의원이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목포시는 지난 7일 황포돛배 매표소와 매점을 민간에게 3년간 93만 7000원에 임대한다고 공고했으며, 주차장 부지는 아직 활용이 결정되지 않아 인근 자동차공업사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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