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지역·양자 외교를 총괄하는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이 지난 1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뒤 청사를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정부 “과거사 관련해 미국 측 입장엔 변함 없어”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정치권에서 ‘한·중·일이 겪는 과거사 갈등이 3국 공동의 책임’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반응은 담담하다는 지적이다.

외교부는 3일 정례브리핑에서 “주말 중 서울 주한 미대사관과 워싱턴 국무부를 통해 의견을 교환한 결과 과거사와 관련해 미국 측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 우리 정부가 나서서 해명해주고 있는 꼴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의원은 “국민이 해괴한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데도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미국 정부의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하는 등 국무부에 눈치보기로 일관한다”며 셔먼 발언에 대한 분명한 대응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한국 정부는 대미 외교를 어떻게 했길래 미 국무부 핵심이 박근혜 대통령 발언을 면전에서 비난하는 일이 생기는지 한국 외교부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외교”라며 “본심은 셔먼이 얘기를하고 (지난해 방한 당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강도높게 거론한) 오바마 대통령은 립서비스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셔먼 차관의 발언이 어떤 개인이나 국가를 겨낭한 것이 아니라는 미 국무부의 해명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아베의 방미를 앞두고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일본의 양보도 얻어내고 한·미·일 반중통일전선을 확실하게 구축하자는 계산으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미국에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며 “미국이 이런 식으로 편들면 안 된다는 얘기를 우리 정부가 해야되며 미국 정부뿐 아니라 일본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도 중국과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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