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47)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결국 일본인 인질인 고토 겐지(47, 後藤健二)씨를 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고토씨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1일 인터넷에 올렸다. 진위 확인에 나선 일본 정부는 동영상 속 희생자가 고토 본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일본과 요르단을 상대로 인질 협상에 나섰던 IS가 국제사회로부터 석방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던 고토씨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 또다시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게 됐다. IS에 의해 희생된 외국인은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

IS는 고토와 함께 인질이 됐던 일본인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씨가 참수됐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8일 전 공개한 바 있다.

민간군사업체 대표인 유카와씨는 지난해 7월 시리아에 입국한 뒤 IS에 억류됐다. 프리랜서 언론인인 고토씨는 지난해 10월 시리아에서 소식이 두절됐다. 두 사람은 올해 1월 IS의 살해 협박 동영상에 등장했다. IS는 이들의 몸값으로 2억 달러를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협상 시한이 지나자 IS는 유카와를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고토 석방 조건으로 여성 테러리스트 사지다 알리샤위의 석방을 요구했다. IS는 알리샤위를 석방하지 않으면 고토는 물론 요르단 조종사 인질인 알카사스베 중위를 모두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알리샤위가 수감된 요르단과 일본, IS 간 인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IS는 1일 고토 살해 주장 동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1분짜리 동영상은 ‘일본 정부에 대한 메시지’라는 영어로 시작됐다. 영상엔 고토로 추정되는 남성이 주황색 옷을 입은 채로 등장했고, 그 뒤로는 검은 복면과 옷을 입은 남성이 손에 흉기를 들고 위협했다.

이 남성은 앞서 외국인 참수 영상에 나왔던 ‘지하드 존’과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 그는 영국 억양의 영어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향해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동참하는 부주의한 결정 때문에 이 칼은 겐지뿐만 아니라 너희 국민을 계속 겨냥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의 악몽이 시작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일본 정부는 영상 분석 결과 동영상 속 희생자가 고토 본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1차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테러행위가 재차 발생한 데 대해 격렬한 분노를 느끼며, 단호하게 비난한다”고 했다.

고토씨의 모친인 이시도 준코(78, 石堂順子)씨는 아들의 참수 주장 동영상이 공개되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시도씨는 이날 기자들에게 아들이 전쟁 없는 세상을 꿈꿨고, 분쟁으로 가난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해왔다면서 “아들의 이 같은 신념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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