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각) 필리핀에 도착해 닷새 간의 방문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필리핀 정부가 수도 마닐라 길거리에서 떠돌거나 구걸하는 고아들을 강제로 잡아 집단수용소에 가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교황이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한 아이의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필리핀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필리핀 고위 관리들에게 부패를 거부하고 ‘추한 사회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의를 해소하는 데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필리핀 방문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각) 마닐라 대통령궁을 방문,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 등 필리핀 지도부와 외교관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교황은 고위 관리들에게 지난 수십년간 필리핀을 짓눌러온 부패를 거부하고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추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려면 필리핀 사회의 지도부와 다른 구성원들이 부패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필리핀 당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길거리의 구걸 아동들을 붙잡아 성인 노숙자들과 함께 보호시설에 수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16일 이같이 보도하며 보호시설에 수용된 어린이들이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거나 체인 등으로 기둥에 묶여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린다 오로비아 마닐라 파사이 사회복지국장은 최근 수주 동안 교황이 방문할 지역을 중심으로 유랑아들을 모아 수용해 왔다며, 이들이 교황을 상대로 구걸행위를 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딘키 솔리만 필리핀 사회복지장관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는 교황 방문 훨씬 이전부터 유랑아 수용조치를 시행하고 있었다며 교황의 방문이 끝나고 나서도 이런 조치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리만 장관은 당국이 지난 2011년부터 거리에서 구걸하는 유랑아들을 수용하기 시작했으며, 이런 조치에는 해당 아이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취지도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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