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 문제’ 아니라지만… 재계 “후계 연관 가능성 커”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해임이 후계 구도 문제가 아닌 전문경영인과의 대립 때문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신격호(93)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 전 부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72) 롯데홀딩스 사장 사이에 경영 방침을 둘러싼 대립이 있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스쿠다의 노선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쓰쿠다 사장은 스미토모은행(현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출신으로 로얄호텔 사장으로도 근무했다. 2009년 롯데홀딩스 사장에 취임한 쓰쿠다 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 일본 롯데 자회사 3곳의 직책에서 해임된 바 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이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로써 그는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에서 모두 손을 떼게 됐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신동빈(60) 회장이 한국 롯데를, 신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경영을 각각 맡아 왔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이 같은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경영퇴진이 결국 신 총괄회장의 후계 구도 정리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닛케이는 롯데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번 인사는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사업을 다시 일으키려는 신 총괄회장의 의욕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사이의 갈등은 이번 인사와 관계가 없다”고 보도했다.

이어 “임원 인사는 모두 신 총괄회장의 결정 사항이라 신 총괄회장 의향에 따른 것임은 틀림없다”면서 “다만 해임 후에도 신 전 부회장의 그룹 회사 지분은 변함이 없기에 ‘후계 문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계는 여전히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이 향후 롯데그룹의 후계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일본 롯데의 경영 방향을 둘러싼 전문경영인과 갈등은 신 전 부회장의 경영퇴진에 대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