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국가(IS)의 라카 미디어 센터가 공개한 사진으로 시리아 라카에서 탱크에 올라탄 IS 전사들이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서방 지하디스트 상당수… 귀국 후 테러 위험 높아
“한국 출신도 있다” 증언 나와… 진위 여부 미확인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가 또다시 인질 참수 동영상을 공개하며 서방에 경고를 보냈다. 이에 국제사회에서 IS 대응 필요성이 커지면서 IS 격퇴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작전에 동참·지원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IS는 지난 13일(현지시각) 구호요원이던 영국인 인질 데이비드 헤인즈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동영상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트로프에 이어 IS가 인질 참수 장면을 인터넷에 공개한 3번째 사례가 된다. IS는 또 다른 영국인 인질 앨런 헤닝을 다음 참수자로 지목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필요한 수단을 총동원해 IS 위협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IS를 겨냥한 이라크 공습 개입 가능성을 포함, 미국 주도의 IS 대응 군사 전략에 대한 개입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사회, IS 격퇴에 동참·지원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파리에서 개최된 ‘이라크 평화 안보 국제회의’가 끝난 후 공동 주최국인 프랑스와 이라크를 비롯해 미국, 영국, 러시아, 아랍 국가 등 회의에 참가한 26개국이 “IS와 싸우는 이라크에 군사적 지원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인 14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IS 격퇴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과 관련 “적극적으로 군사원조를 하겠다는 동맹국이 많아 매우 고무돼 있다”면서, 서방과 아랍의 많은 나라가 군사원조, 특히 필요하면 미국과 함께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공습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데니스 맥도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은 잇단 미국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슬람국가(IS)’와 분명히 전쟁 중”이라고 강조하고 정부의 IS 격퇴전과 관련한 백악관의 견해를 밝히고 의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맥도너 실장은 ABC ‘디스위크’와의 대담에서 “우리에겐 IS와 지상전을 벌일 헌신적인 조력자가 있다”며 “이들은 미국의 공습뿐만 아니라 군사 훈련, 군수 물자 등을 모두 지원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력자는 IS의 세력 확대에 맞서 싸우는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온건 반군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정책연설에서 이들을 훈련하고 지원할 권한을 승인해달라고 미국 의회에 요청했다.

영국은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IS에 맞서 싸우고 있는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군대 ‘페쉬메르가’에 중기관총과 약 50만 발의 탄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번 분쟁에서 영국이 페쉬메르가에게 직접 무기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은 이미 지난 1일 페쉬메르가에 장거리 대전차 미사일 30개, 대전차화기 팬저파우스트(PZF)-Ⅲ 200개, G36 공격용 소총과 G3 소총 각각 8000정, 기관총 40정, 보병용 장갑차 5대 등 총 7000만 유로(약 935억 원) 상당의 무기를 3차례에 나눠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페쉬메르가 병력 4000명이 무장할 수 있는 1차분이 이달 말까지 인도될 방침이다.

독일 정부는 이외에도 보호장비·헬멧 4000개, 무전기 700개, 야간식별장치 680개, 지뢰 탐지기 등을 지원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50만 유로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IS 격퇴에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14일 미국을 방문했다. 김 실장은 구체적인 인도적 지원범위에 대해 “현재까지 이라크 난민 지원 등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데 국가 차원에서 120만 달러(약 12억 4000만 원)를 지원한 바 있으며, 앞으로 추가적인 검토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방 출신 지하디스트로 테러 위험↑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영국 인질 헤인스를 처형한 인물이 미국 기자 폴리·소트로프를 처형한 인물과 동일한 인물로 추정했다.

외신들은 헤인스의 참수를 집행한 IS 조직원이 앞선 두 차례의 영상에서와 같이 왼손을 사용하고, 참수에 사용되는 크고 무거운 칼 대신 단도를 사용한 점, 영국식 악센트를 사용한 점 등이 비슷해 동일 인물로 추정했다.

IS 내에서 ‘비틀즈’라는 별명을 얻은 이 인물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지난달 말 영국 정보기관을 인용해 영국 중산층 출신 압델-마제드 압델 바리라고 보도한 바 있다.

IS는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서 지하디스트(Jihadist: 성전 전사)를 모집하고 있다. 1일 CNN은 사우디아라비아, 튀니지 등 아랍 국가뿐 아니라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벨기에 등의 유럽국 출신 지하디스트들도 상당수 시리아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CNN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IS 대원으로 활동하다 최근 이라크 정부군에 체포된 사우디아라비아인 하마드 알타미미(18)는 “IS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있었다”며 “그중에는 한국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소말리아 중국 타지키스탄 이집트 리비아 독일 프랑스에서 온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방 지하디스트 대다수는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서방으로 이주한 이슬람권 가정 출신이다. 이들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환경과 교육을 받았으나 이슬람계 이민자라는 출신 때문에 사회에 융화하지 못하고 이슬람교도에 대한 차별 등으로 극단주의 세력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 대원 중에 한국인이 있다는 증언은 순수 한국인일 가능성보다 우리나라에 거주했던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서방국들이 걱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들 지하디스트가 군사 경험을 쌓고 본국으로 귀국한 뒤 테러에 나서는 것이다. 실제 벨기에에서 5월 IS에서 서방 인질 감시를 담당하다 돌아온 프랑스 출신 메디 네무슈가 유대인 등 8명을 총격 살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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