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광화문 시복식 메시지 “한국교회, 순교자 희생으로 성장”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식’이 개최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한국교회의 신앙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선조들의 신앙을 물려받아 아시아와 세계에 빛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복자 바오로와 그 동료들을 오늘 기념해 경축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여명기, 바로 그 첫 순간들로 돌아가는 기회를 우리에게 준다”며 “하나님께서 이 땅에 이룩하신 위대한 일들을 기억하며 여러분의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신앙과 애덕의 유산을 보화로 잘 간직해 지켜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희생으로 성장했다”며 한국교회만의 특별한 신앙에 대해 짚었다.

교황은 “그리스도교 신앙은 한국 땅에서 선교사를 통해 전해진 것이 아니라 한국인 스스로의 종교적 진리 탐구로 이뤄졌다”며 “또한 고난을 받아 수많은 사람들이 순교하고, 전통적 신분의 차별과 상관없이 믿는 이들이 신자 공동체를 이뤄 그 안에서도 많은 열매를 맺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러한 역사는 우리에게 평신도 소명의 중요성, 그 존엄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며 “사랑하는 이 나라에서부터 아시아 전역을 거쳐 마침내 땅 끝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을 증언하게 되기를 빈다”고 축복했다.

이날 시복식이 거행되는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새벽부터 전국의 천주교 신자 17만 명이 모였고, 일반 시민을 포함해 100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