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

중국의 대표적인 오리요리는 북경의 카오야(烤鸭)요리와 남경의 빤야(板鴨)요리다. 중국 오리요리는 6세기 남북조시대의 기록에도 언급돼 있지만,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된 것은 명나라가 남경을 첫 수도로 정했을 때 남경에서 이미 대중화돼 있던 오리요리를 구이로 개발하면서부터라는 것이 정설이다. 

명나라가 서울을 북경으로 천도한 뒤부터는 아예 오리구이 전문점이 등장했고,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미식가였던 건륭제가 1761년 3월 5일부터 17일까지 13일 동안 여덟 번이나 오리구이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다.

전통적으로 이 요리는 베이징야(北京鴨, 다리가 짧고 체구가 큰 다육성 베이징 종)라는 특별한 품종의 오리를 이용해 만든다. 이 오리는 ‘티엔야(塡鴨)’라고 하는 특수한 사육법으로 길러진다.

뻬이징 카오야는 이 오리의 깃털과 물갈퀴를 떼어 내고, 내장을 꺼내어 껍질과 살 사이에 공기를 넣어서 부풀어 오르게 한다. 몸 표면에 엿을 발라서 햇볕에 쬐고 나서 특별한 아궁이에서 표면이 다갈색이 될 때까지 불에 잘 굽는다. 잘 구운 껍질을 벗겨내어 만두 껍질처럼 얇은 떡에 된장을 바르고 양념을 첨가한 것으로 싸서 먹는다. 북경오리는 이 파삭파삭한 껍질이 가장 먹을 만한 부분인데, 최저 6인분씩 만들어지기 때문에 혼자서는 다 먹을 수 없다.

북경의 카오야 요리는 요리 방법이 두 가지다. 베이징야(北京鴨)라는 오리를 요리할 때 목과 머리는 붙어 있는 채로 두고 내장을 꺼낸 후 열린 아랫부분을 다시 꿰맨다. 껍질과 살 사이에 공기를 불어넣어 껍질을 부풀리면 굽는 동안 지방이 밖으로 빠져나오고 가장 맛있는 부분인 껍질은 매우 바삭바삭하게 된다. 부풀린 오리는 묽은 엿물을 발라서 여러 시간 동안 매달아 말린 다음, 원통형의 흙화덕에 달아매어 굽는다.

베이징 카오야는 세 코스로 식탁에 내놓는다. 첫 번째 코스에서는 달콤하고 향기로운 하이셴장(海鮮醬, 시판되고 있는 적갈색 소스)을 치고 사이사이에 골파를 끼워 넣은 껍질과 얇은 밀가루 부침개가 함께 나오는데, 이것들은 샌드위치처럼 한꺼번에 먹는다. 두 번째 코스에서는 잘게 썬 오리고기와 채소들이 함께 나오고, 마지막 코스에서는 셀러리·양배추와 함께 뼈 곰국이 나온다. 베이징 카오야는 특수한 화덕에서 구워야 해서 일반적으로 음식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요리이다.

한국의 북경의 카오야(烤鸭)요리는 1990년 배나무골이라는 상호로 현재 (주)이목원 장현성 대표가 우리나라와 수교도 안 됐던 중국에 홍콩을 거쳐 들어가 북경오리집의 주방장에게서 3일 동안 북경오리 요리를 배워 왔다. 그러나 북경 오리구이의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씹는 맛은 있으나 한국인의 입맛에는 약간 느끼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약간 쫄깃하면서 느끼한 맛을 없앨 수 있는 비법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해 20여 년이 지난 현재 국내 체인점은 물론 오리구이의 본 고장인 중국에 진출해 맛을 견줄 만큼 성장했다.

현재는 ‘배나골 오리구이집’말고도 종로의 베이징 코야에서는 북경의 ‘취앤쥐더(全聚德)’ 오리구이 전문점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특수 사육된 오리로 전통의 오리구이 가마에서 참나무 장작으로 200~250℃ 고온을 유지해 50분 이상을 구워 고객 앞에서 직접 썰어 내고 있다. 아마 ‘코야’라는 상호는 카오야(烤鸭)의 변형된 이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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