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자유 침해” 국제적 비난에
사형 철회… 석방 언급은 부인
美 ‘난민‧망명 허용’ 서명운동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기독교인 남성과 결혼하고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은 수단 여성을 위해 미국 정부가 망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단의 메이람 야히아 이브라힘(27)이라는 여성은 미국 국적의 기독교인 남성과 결혼하고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신성모독 및 간음 혐의에 따른 사형 및 태형(채찍) 100대를 선고받았다.

이슬람 국가인 수단에서는 이슬람 여성과 기독교 남성의 결혼을 간통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브라힘은 지난해 8월 임신 8개월의 상태로 구속돼 20개월 된 아들과 함께 수감됐으며, 최근 옥중에서 딸을 출산했다.

법원은 임신 중이던 이브라힘이 태아를 양육할 수 있도록 사형 집행은 2년 뒤에 하되 100대의 태형은 출산 뒤 집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사회의 비난이 쏟아지자 수단 정부는 지난 1일(현지시각) 사형 판결을 거두고 법원의 판결을 통해 석방할 뜻을 밝혔다.

BBC 등에 따르면 압둘라히 알자레그 수단 외무부 차관은 “수단은 종교의 자유와 여성 인권이 보장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석방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처음에는 “며칠 내로 석방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으나 수단 정부는 2일 알자레그 차관이 독립적인 사법절차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도 일부 언론이 발언 취지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남편인 다니엘 웨니는 변호사와 함께 사법 당국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아내가 하루 빨리 풀려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가정연구위원회 토니 퍼킨스 회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브라힘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미국으로의 망명을 받아줄 것을 요청했다. 퍼킨스 회장은 “가정연구위원회는 수천 명의 미국 시민들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에 이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청원사이트에는 미국 정부가 이브라힘과 두 아이들에게 미국 시민으로서의 자격을 부여하고 신변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올라와 3만여 명이 서명했다.

이브라힘의 석방을 촉구하는 국제사면위원회의 청원에는 약 65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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