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MBC PD수첩 ‘사랑의교회에 무슨 일이’가 방영된 후 교회 내외적으로 논란이 거세다. (사진출처: 해당방송 화면캡처)

오정현 목사 둘러싼 갖은 의혹 방송서 다뤄… 반발 극심

논문표절‧재정의혹 집중보도
갱신위, 시민에 방송시청 독려

교회측 “단호한 법적조치” 경고
교회언론회 “전파 낭비” 맹비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MBC PD수첩이 사랑의교회와 담임 오정현 목사에 대한 갖은 의혹들을 다뤄 교회 내외적으로 논란이 거세다. 교회 측은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경고했고, 교계 언론회는 PD수첩의 개신교 때리기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교회와 오 목사에 회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PD수첩, 논문표절 및 재정·건축·정관문제 다뤄

13일 저녁 11시 10분 방영된 MBC PD수첩에서는 그동안 사회적 논란이 돼왔던 사랑의교회 의혹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방송은 오 목사 개인 신상과 관련해서는 논문 표절 문제부터 잦은 골프장 이용, ‘거짓말’ 논란까지 세세하게 다뤘다. 또 서초역 인근에 신축된 서초 예배당을 둘러싼 재정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교인들이 오 목사를 찬성하는 측과 사랑의교회 갱신위원회 등 반대하는 측으로 양분된 원인에 대해서도 파악했다. 정치 깡패 용팔이, 故 옥한흠 목사의 아들 옥성호 씨가 펴낸 책 ‘서초교회 잔혹사’ 논란도 함께 언급됐다. 제작진은 옥성호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옥 목사가 오 목사를 2대 담임목사로 선정한 후 교회 치리를 지켜보며 겪었던 심적 갈등도 담았다.

방송 이후 온라인은 진실 공방으로 뜨거웠다. 담임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에 대한 비판은 물론 진실이 무엇인지 되묻는 의견들이 SNS와 온라인 게시판에서 파도를 이뤘다.

◆사랑의교회 갱신위, 서초역서 전단지 살포

방송 당일 사랑의교회 갱신위위원회(갱신위)는 전단지를 뿌리며 시민들에게 PD수첩 시청을 권했다. ‘대한민국 특별시민 오정현 목사를 고발합니다’라는 전단지를 통해 갱신위는 그동안 오 목사를 향해 제기했던 의혹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오 목사와 사랑의교회에 회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오 목사와 관련해 ▲연봉 2억 6천만 원 ▲지난 2년 100일 이상 골프장 오크벨리 이용 ▲최고급승용차 2대 ▲자동차 기름 값으로 4000만 원 지출 ▲찬양CD수익금 2억 3천만 원 비자금으로 사용 ▲임의 지출 가능한 업무추진비 및 판공비 연간 20억 원 ▲횡령·배임·사문서위조로 고발당했지만 검찰조사 받지 않음 ▲정치 깡패 용팔이에 집사직분 주고 당회·제직회·공동의회에 위협 가하는 것 묵인 등 의혹을 제기했다.

갱신위는 “(이 내용이) 자료에 근거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 목사에 회개를 촉구하며 자신들을 쫒아내려는 일체의 행동을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전단지 뒷면에 故 옥한흠 목사가 오정현 목사에게 지난 2008년 6월 1일에 보낸 이메일 서신 전문을 싣고 두 목사 간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서신에서 옥 목사는 오 목사의 진심과 정체를 확인해야 하겠다며 권력지향적 성향과 공산정권 접촉 이유, 지나친 사역확장 및 화려한 기념행사, 단편지식 나열의 설교스타일 등을 주제로 10가지 질문을 했다.

◆교회 측 “왜곡·과장, 사실과 다르다”

사랑의교회는 14일 즉시 반박에 나섰다. 교회는 “유감스럽게도 내용의 대부분은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고 과장됐다”며 “정해놓은 의도와 방향에 따라 자료들을 모으고 내용을 조합했다는 의심이 들기에 충분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회 측은 “PD 수첩의 취재 협조에 5시간에 걸쳐 반론인터뷰에 성실하게 응했음에도 전체 45분 방송 중 교회의 반론 시간은 3분여에 불과했다”고 분노했다.

오 목사의 논문표절, 재정·건축·정관부분 등과 관련해서는 “해당 프로가 다룬 어느 사안에서도 객관성 공정성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교묘한 편집으로 사실을 심각하게 오인하도록 만들었다”고 맹비난했다. 교회 측은 갱신위에 대해서는 ‘이탈 교인’으로 규정하고 “공동의회 결과에도 불복하고 교회의 갈등과 혼란을 부추겨온 불법세력”이라고 설명했다.

사랑의교회는 앞서 지난 11일에도 교회 소식지인 ‘우리’를 통해 MBC PD수첩에 발송한 항의문 전문을 공개하고 교인들에게 관련 내용에 대해 해명했다.

교회 측은 “현재 검찰에서 조사 중인 까닭에 검찰 결정 이전에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므로 방송을 취소하거나 검찰 결정 이후로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회언론회, 개신교 문제로 해석 확대

한국교회언론회는 13일 “교회 내부 구성원들이 문제점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교회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면서도 “(MBC PD수첩이) 한 교회와 관련해 세 번씩이나 방송을 강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공영방송의 ‘교회 때리기’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교회언론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이번 사랑의교회 등 PD수첩 방송에 대해 “교회 내부 문제에 대해 공영방송이 특정교회를 방송을 통해 집중적으로 비난에 집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방송을 강행한 데 대해 “어찌하여 안티기독교방송이 되려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공영방송이 한 개교회의 정관문제와 목사의 설교, 논문문제 등에까지 파고들어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함부로 낭비했다”고 판단했다.

또 3년 전 사랑의교회 건축 문제와 관련해 보도한 데 대해서는 사법부에서 적법성을 인정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의 잘못된 방송으로 피해를 입혔다면 이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회언론회는 PD수첩의 이번 방송 강행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를 의심했다. 이들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대형교회를 전략적으로 흠집 내려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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