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오는 21일 열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와 대한민국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장종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백석 총회장, 조일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김동엽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통합 총회장, 전용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김대현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최길학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총회 부총회장. (사진출처: 연합뉴스)

교단장협의회, 21일 금식기도회 열고 나라 위해 기도
“국가 바로 서도록 감시자 역할… 공공신학 적극 실천”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 교회가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잘못을 회개하고 대한민국 전체의 회복을 위한 금식기도회를 개최한다.

개신교 주요 교단장들이 모인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1일 열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와 대한민국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휘청거리는 대한민국을 목도하면서 더 이상 개교회(개별교회) 주의에 머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25∼31일을 애도주일로 정하고 전국 교회에 ‘미안합니다. 한국교회가 함께 하겠습니다’란 내용의 현수막을 걸기로 했다.

또 국회와 정부에 세월호 침몰 사고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예장 대신, 예장 백석, 예장 통합, 예장 합동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시름에 잠겨 있는 유가족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시고 부디 용기를 내어 일어서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또 “이른 시일 내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초래되지 않도록 국가의 모든 정책시스템이 바로 세워질 것을 촉구하고자 각 교단의 지도자들이 금식기도회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단장협의회는 “세월호 참사는 인간의 탐욕과 나태함이 빚어낸 인재가 아닐 수 없다”며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사익을 좇은 무리와 이를 방조하고 책무를 방기한 정부 관료, 정치인 모두 책임에서 비켜설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교단장협의회는 한국교회의 잘못도 인정했다. 이들은 “한국교회도 개교회의 성장만을 최고 가치로 여기면서 사회 곳곳을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살피지 못했음을 고백한다”며 “교회의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동안 사이비 이단들은 정상적 기업활동을 가장해 세력을 더욱 확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기복주의와 양적 성장에 빠져 우리 사회에 건전한 가치관을 심지 못한 탓에 세월호 참사 같은 재앙이 싹텄다”면서 “잘못을 회개하면서 ‘나부터 바로 살기’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심각한 회의와 함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에 대한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면서 “한국교회는 국가가 바로 서고 공공 정책과 정치가 정의롭게 실현되도록 감시자 역할을 하면서 공공신학의 실천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기감 전용재 감독회장은 “지난 3월부터 교단장들이 한국교회 현실을 염려하며 여러 차례 모여서 좋은 사업들을 함께하자고 논의하고 있던 중, 이번 사태를 맞아 대책을 나누고 의논하게 됐다”며 “그 시작으로 21일 금식기도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감독회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한국교회가 갈등과 분열로 위상이 추락된 데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러나 우리가 다시 일어나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하면서 우선 대사회적인 좋은 일에 뜻을 같이하는 교단들이 함께했고, 회개로만 끝나지 않고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여러 일들을 계속 같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교단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대화할 것이며, NCCK·한교연·한기총 등과도 조율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예장 통합 김동엽 총회장은 “세월호 사건으로 국가적 위기에 처한 이때에 순수한 뜻에서 기독교계가 힘을 모으자는 뜻에서 시작한 것이며, 그래서 회장도 뽑지 않았다”며 “대형 체육관을 빌려 집회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교단장협의회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실시 ▲세월호 희생자 가족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사이비 이단 규제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기감 전용재 감독회장, 기성 조일래 총회장, 기침 김대현 총회장, 기하성(여의도순복음) 최길학 부총회장, 예장백석 장종현 총회장, 예장통합 김동엽 총회장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장헌일 원장 등이 참석했다. 성명에는 이날 참석한 교단장들 외에 고신 주준태 총회장, 대신 최순영 총회장, 기하성(여의도순복음) 이영훈 총회장, 합동 안명환 총회장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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