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다음날, 희생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 체육관을 찾아가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자를 빨리 구출하는 일이니 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며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을 한시바삐 구조해야 한다는 강조를 한 바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에도 진도 현지를 찾아 참담한 아픔을 겪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면담과정에서 사고 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라고 말했는 바, 그간에 희생자 가족이나 국민으로부터 쏟아진 원성과 비난에 대해 국정 지도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에서 우러난 말일 것이다. 아직도 희생자들을 다 찾지 못한 채 차가운 바다 속에 남겨두고 있으니 국민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도 참담한 일일 테고,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주며 국민을 위무할 것인지, 또한 정부가 그 대책들을 세워야 할지 고뇌가 끝이 없을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은 국가원수, 정부의 대표자로서 영광과 권한도 막강하지만 국가재난이나 국민이 희생당하는 위급한 상황을 당했을 때는 신속한 조치 지시는 물론이려니와 이와 함께 희생자 가족과 국민 마음을 위로하는 사과도 중요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진도 참사와 관련해 국무회의 석상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죄송하다는 말로 비록 사과 표명을 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대국민사과는 하지 않은 상태에 있다.

사과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또 제대로 된 시스템도 만들고, 대안을 갖고 앞으로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 같은 박 대통령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그렇지만 사과는 시간과 상황에 맞아야 하는 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20일이 지났으니 성난 민심도 알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사고수습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재발방지대책이 충분히 수립된 후 대통령의 사과도 도리라 하겠으나, 지체 없는 진정하고 통렬한 사과 또한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국정 최고지도자의 도리(道里), 책임이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