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독일을 방문 중인 아베 일본 총리는 “전쟁 이후 독일이 보여준 반성과 성찰을 따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주변 국가와 타협과 협정을 맺었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과거사에 대해 일본이 할 일을 모두 마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의 ‘반(反)역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나의 야스쿠니 신사 방문은 국가를 위해 싸우다 상처 입고 쓰러진 분들에 대해 손을 모으고 명복을 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타임지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집권 1기 아베 내각은 위안부 강제 모집을 입증할 정보가 없다는 각의 결정을 내렸다”며 “내가 그동안 발언해온 덕에 많은 국민이 이 문제를 알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일본을 향해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문해 왔다. 하지만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은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때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와 식민지 침략전쟁을 사과한 무라야마담화를 계승한다고 했다가 또다시 말 바꾸기를 하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악화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은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역사왜곡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이 일본의 우경화를 지지하고 있다는 데 대한 자신감도 묻어 있다. 하지만 일본이 역사왜곡을 지속할수록 국제사회에서의 고립만 심화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라도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전향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과거사를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만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해법이라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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