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 경기가 열린 6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6

‘밤샘 응원’ ‘출근 전 응원’

뜨거웠던 서울 광화문광장

“브라질 너무 잘한다, 인정”

“대표팀 모두 고생 많았다”

마지막까지 격려 박수 보내

“애정 생겨, 앞으로도 응원”

[천지일보=김한솔·최혜인 기자] “포르투갈에 역전승한 것처럼 8강의 기적을 기대했었기에 더 아쉽네요. 모두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비록 졌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려고요.”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과 세계최강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한국시각), 비록 경기가 새벽 4시에 열렸지만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밤샘 응원’과 ‘출근 전 응원’이 펼쳐졌다. 하지만 피파랭킹 1위라는 ‘세계최강’의 벽은 높았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의 막강한 화력에 치열하게 버텼으나 결국 4-1로 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곳 광화문광장에 나아온 붉은악마는 브라질이 경기 시작 36분 안에 무려 네 골을 터뜨리는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하품을 이겨내며 두 손을 꼭 모은 채 ‘꺾이지 않는 마음’을 응원했다.

이날 눈까지 내리는 영하권의 날씨 속에서도 응원객들은 응원가를 함께 불렀으며, 몇몇 이들은 열기를 못 이겨 겉옷을 벗고 응원하기도 했다.

브라질이 골을 넣을 때마다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왜 하필 브라질이냐 너무 잘한다”며 감탄과 공포를 불러냈지만 그 감정은 곧 인정으로 바뀌었다.

현란한 개인기를 기반으로 한 삼바 축구의 막강 화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순간에도 응원장의 노랫소리와 북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북소리에 맞춰 팔짝팔짝 뛰거나 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이 보였다.

그러자 대한민국 대표팀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마지막 일격을 먹였다. 골을 넣자 모두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열광했다. 현장에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사람들은 기쁨을 나누기에 바빴다. 경기가 끝나갈수록 눈이 점점 더 굵게 내렸고 결국 한국 축구사를 다시 썼던 원정 대표팀은 브라질 앞에서 멈췄다.

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 경기가 열린 6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한국팀의 득점 실패에 아쉬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6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대표팀을 향해 많은 응원객들은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한참 스크린 앞을 떠나지 못한 최명호(가명, 19, 서울)씨는 “광화문에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에 왔다. 추웠지만 핫팩과 열정으로 이겨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가 잘한 거지 우리가 못한 게 아니다. 너무 고생 많았다”라며 대표팀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했다.

김가영(가명, 26, 여)씨는 “사실 전반전에 기세가 넘어지는 느낌이었는데 한골 넣고 나서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대단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응원했다. 결과를 떠나 너무 재밌었다”고 했다.

이어 “사실 축구 자체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선수들 개개인에게 애정이 생기는 시간이었다”며 “스포츠가 이렇게 재밌는건지 몰랐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는 모습이 멋져 좋은 영향을 받았다. 앞으로도 응원하겠다”고 했다.

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 경기를 앞둔 6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6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한 송승호(37, 서울)씨는 “너무 재밌게 봤지만 아쉽다. 질 건 예상했지만 점수 차이가 크게 났다. 16강 진출했을 때 8강도 기대했었기에 더 아쉽다”면서도 “손흥민 선수 너무 사랑하고 이강인 선수도 고생 많았고 모두 너무 고생 많았다”고 전했다.

자리에서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던 시민들은 아침 6시가 넘어가자 담요와 돗자리에 쌓인 눈을 털면서 자리를 정리했다. 서산에서 왔다는 한 대학생은 “밤 10시부터 와서 응원했는데 져서 솔직히 좀 허탈하다”며 여행용 가방을 끌고 얼굴을 푹 숙인 채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몇몇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전 응원장에 버려진 쓰레기 등을 정리하는 데 손을 보탰다.

image
ⓒ천지일보 2022.12.06

친구와 함께 앞쪽 자리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던 심규현(19, 남, 서울)씨는 “처음 응원 나왔는데 오늘 정말 추웠다. 재수 끝나고 기분 낼 겸 나온 거라 가족들이 기꺼이 보내줬다”면서 “오늘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지만 져서 안타깝다. 그래도 16강으로 만족한다”고 웃음을 보였다.

월드컵 유니폼을 입은 강아지와 함께 경기를 관람한 곽도유(26, 여, 서울)씨도 일행과 함께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재밌었지만 솔직히 아쉽다”며 “강아지는 사람들이 환호할 때 잠만 잘 잤다”고 웃었다.

옆에 있던 김규민(19, 서울)씨도 “사람들이 질서를 잘 지켜줘서 깜짝 놀랐다”며 “마지막까지 잘 싸워주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 경기가 열린 6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6

#월드컵 #브라질 #대한민국 #카타르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