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첫 8강 도전 실패
전반에만 4골 먹히며 끌려가
전체적으로 발걸음 무거워
후반 백승호 중거리 만회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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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브라질 루카스 파케타에게 네 번째 실점을 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2022.12.06.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원정 첫 8강에 도전했던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16강 상대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후반 백승호(전북)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며 1-4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의 페널티킥을 포함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히샤를리송(토트넘),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에게 계속 골을 내주며 전반에 4골을 허용했다. 후반 백승호의 호쾌한 중거리슛으로 한점 따라갔으나,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1-4로 패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주전을 빼고 휴식을 취했던 반면, 한국은 3차전까지 모두 전력으로 뛰면서 체력적으로 방전된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을 상대로 4-4-2 전형을 꺼내든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부상에서 복귀해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기록한 황희찬(울버햄튼)을 선발로 내세웠다.

황희찬이 이번 월드컵 선발 명단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상 회복 중이어서 1·2차전은 결장했고, 3차전도 교체로 출전했다. 황희찬은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멋진 추가골을 넣으며 한국의 원정 두 번째 16강을 이끌었다. 황희찬의 골을 어시스트한 손흥민(토트넘)도 선발 출격했다.

최전방엔 조별리그 2차전 가나를 상대로 2골을 뽑아내며 우루과이와의 다득점 경쟁 우위에 기여한 조규성(전북)이 변함없이 자리했다. 황희찬 반대편에서 뛸 다른 선수로는 이재성(마인츠)이 낙점됐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사드)는 변함없이 공수조율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전방 지역으로 볼 투입에 능한 황인범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정우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우리 수비라인을 보호했다.

우리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김문환(전북)이 배치됐다. 3차전에 결장했던 김민재가 복귀한 게 희소식이었다. 골키퍼 장갑은 역시 김승규(알샤바브)가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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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브라질 네이마르가 페널티킥을 찰 때 대한민국 대표팀이 달려 들어가고 있다. 2022.12.06.

우리를 상대하는 브라질은 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한 멤버를 들고 나왔다. 치치 브라질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으로 4-1-2-3을 사용했다.

최전방엔 조별리그에서 멋진 바이시클킥을 넣은 손흥민의 동료 히샤를리송)이 출격했다. 좌우 윙으로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하피냐(FC바르셀로나)가 나섰다.

조별리그 세르비아전에서 다치고 2경기를 결장한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네이마르는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경기에 임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네이마르가 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으나, 네이마르는 정상적으로 선발 출격했다. 이로써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과 네이마르의 대결이 성사됐다.

중원은 루카스 파케타와 카제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다닐루(유벤투스), 마르키뉴스(파리 생제르맹), 치아구 시우바(첼시),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이 배치됐다. 골문은 알리송(리버풀)이 지켰다.

브라질은 전반 7분 만에 선취골 넣었다. 한국의 수비에도 오른쪽에서 계속해서 브라질이 볼을 소유했고, 하피냐가 시도한 크로스가 왼쪽으로 그대로 흘렀다. 이를 잡은 비니시우스는 그대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한국은 전반 11분 페널티킥을 내줬다. 정우영이 공을 걷어내려는 당시 히샤를리송이 뛰어들었고, 주심은 정우영이 히샤를리송을 건드렸다고 보고 반칙을 선언했다.

네이마르는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수하지 않고 마무리했다. 김승규는 오른쪽으로 치우치며 심리전을 시도했으나, 말려들지 않고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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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한국 김민재가 브라질 히샤를리송과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2022.12.06.

한국은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17분 황희찬은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궤적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전반 29분 세 번째 득점을 성공했다. 히샤를리송이 머리 리프팅으로 볼을 잡아낸 뒤 패스했고, 이후 브라질 선수들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한국 수비진을 허물었다. 패스 뒤 파고들었던 히샤를리송은 왼발 땅볼슛으로 침착하게 골대를 열었다.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브라질은 전반 37분에도 역습을 허용했고, 비니시우스가 톡 찍어올린 크로스를 파케타가 논스톱 발리슈팅으로 처리하며 4골차로 달아났다. 발이 무거워진 한국 선수들은 브라질 선수들을 제어하지 못했다.

후반 반전을 꾀하는 벤투 감독은 김진수를 빼고 홍철을, 정우영을 빼고 손준호를 투입했다. 손흥민은 좀 더 측면에서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이에 손흥민은 후반 2분 만에 왼쪽 측면을 돌파에 성공했다. 이후 손흥민은 오른발로 감아찼는데, 볼은 알리송의 몸에 맞고 나갔다. 그러나 전술적 변화가 통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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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백승호가 첫 골을 성공 시키고 있다. 2022.12.06.

후반에 평정을 되찾은 한국은 후반 15분까지 더 이상 실점하지 않으며 나쁘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직후 브라질은 다닐루를 빼고 팀의 최고참 다니 아우베스(UNAM 푸마스)를 투입했다. 한국도 후반 20분 조별리그 3경기에서 우리 선수 중 최고의 활동량을 보였고, 이에 이번 경기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황인범을 빼고 백승호(전북)를 투입했다.

흐름을 탄 한국은 후반 23분 기회를 잡았다. 홍철이 왼쪽에서 시도한 크로스가 황희찬에게 연결됐고, 황희찬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알리송 선방에 막혔고, 이후 슈팅 상황에선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조규성이 크로스 경합 과정에서 부딪혀 넘어졌는데, 그 조규성의 위치가 그대로 오프사이드로 인정됐다.

후반전도 슬슬 시간이 많이 흐르자 브라질은 다닐루, 비니시우스를 모두 빼고 브레메르(유벤투스),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아스널)를 넣으며 왼쪽 측면을 모두 교체했다. 한국도 이재성을 빼고 이강인(마요르카)를 넣었다.

한국은 끝까지 투지를 발휘했다. 백승호가 후반 31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볼을 브라질 수비가 걷어냈는데, 이 볼이 그대로 백승호에게 갔고, 백승호가 지체없이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려 브라질 골문을 찢었다. 백승호는 자신의 월드컵 데뷔경기에서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포기하지 않는 한국은 조규성을 빼고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넣으며 계속 공격했다. 승리를 확신한 브라질은 네이마르 대신 호드리구를, 골키퍼 알리송 대신 웨베트롱(SE 파우메리아스)을 투입했다. 주전 골키퍼 대신 A매치 경험이 적은 3번째 골키퍼를 넣은 것은 얼마나 승리를 장담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로 지나갔고, 그대로 경기는 4-1로 끝났다.

원정 2번째 16강의 기적을 이뤄냈던 한국 선수들은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이렇게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여정은 마무리됐다. 

브라질전은 다소  무기력하게 패했지만, 16강이라는 목표를 이뤘다는 점에선 고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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