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KT·LGU+·딜라이브·CMB
OTT와 모든 콘텐츠 품기 전략
IPTV는 가입자 2000만명 돌파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안방 침투력이 무서울 지경이다. 방송 시장에서의 힘은 막강함 그 자체다. IPTV와 케이블 등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미디어 시장 변화에 맞춰 장고의 끝에 ‘OTT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넷플릭스·디즈니+·유튜브 등 해외 사업자를 비롯해 티빙·웨이브·왓챠·쿠팡플레이 등 토종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쳐 왔다. 이 가운데 경쟁력을 잃어가던 기존 방송 사업자들은 OTT를 품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유료방송 케이블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코드커팅’을 막기 위해서다.
◆OTT, 이제 어디에 가나 볼 수 있다
가장 발빠르게 이 전략을 사업화한 것은 SK브로드밴드였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1월 각종 OTT와 스트리밍 채널, 게임, 노래방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플레이박스 ‘PlayZ’를 선보였다. PlayZ는 OTT 시청과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등을 강조한 미디어 플랫폼이다. OTT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상황에서 고객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의 결과물이다.
KT도 기존 IPTV였던 ‘올레tv’를 ‘지니TV’로 새롭게 론칭하며 OTT를 포함한 모든 방송 콘텐츠를 담은 ‘미디어 포털’로 만들었다. AI를 접목해 시청 편의성 제고했으며 KT만의 기술·콘텐츠·제휴력 등의 경쟁력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자사 IPTV인 ‘U+tv’를 ‘OTT TV’로 전면 개편했다. 이는 LG유플러스의 미래성장동력인 4대 플랫폼 중 ‘놀이 플랫폼’ 전략의 일환이다. U+tv에서는 OTT를 비롯한 실시간 방송과 VOD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용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확인하고 수개월에 걸쳐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 개편을 준비했다.
케이블 중에는 딜라이브가 가장 먼저 OTT 박스 ‘딜라이브 OTT’v’를 2016년에 내놓았다. 탑재된 OTT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다. 넷플릭스와의 제휴도 가장 빨랐다. 현재 딜라이브 OTT’v는 누적 판매 약 57만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총 260여개의 앱을 통해 6만여편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CMB도 OTT 박스 ‘레인보우TV’를 내년부터 운영한다. 제휴 OTT로는 왓챠·쿠팡플레이·아마존비디오프라임·유튜브가 있다. ‘지역 상권과의 상생’ ‘스크린 채널 방식’ ‘셋톱박스 무료 제공’ 등이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키워드다. 로컬 멀티 플랫폼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고 선포하며 ‘가입자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역 상권과 동반 성장에 성공하면 수익화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코드커팅 막았다” 가입자 ‘락인’ 선방한 IPTV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었다. 종합유선방송(SO)과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산정 기준에 따른 올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00만 5812명(6개월 평균)으로 집계돼 2021년 하반기 대비 37만명이 증가했으며 2021년 하반기 증가폭(53만명대)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별로는 ▲KT 858만 6837명(23.85%) ▲SK브로드밴드(IPTV) 624만 8035명(17.35%) ▲LG유플러스 536만 8579명(14.91%) ▲LG헬로비전 374만 3550명(10.40%) ▲KT스카이라이프 297만 7656명(8.27%) ▲SK브로드밴드(SO) 284만 6714명(7.91%) 순으로 집계됐으며 IPTV 3사의 가입자 수 및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별로는 ▲IPTV 2020만 3451명(56.11%) ▲SO 1282만 4705명(35.62%) ▲위성방송 297만 7656명(8.27%) 순으로 IPTV 가입자 수가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었다.
특히 지난 2017년 11월 IPTV 가입자 수가 SO 가입자 수를 앞선 이후 IPTV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SO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IPTV와 SO 간 가입자 수 격차는 2022년 상반기 기준 약 738만명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왕중왕’은 넷플릭스… 협상·기술·기획력 관건
다수의 레거시 미디어가 OTT를 품기 시작하면서 OTT와의 제휴 능력이 또 다른 경쟁력의 한 축이 되고 있다. 특히 가입자 수가 많은 OTT를 섭외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넷플릭스와의 제휴 여부가 주목받는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업자가 제휴에 힘을 쏟고 협력을 맺은 만큼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 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땐 몰랐지만 이제 협상 후 사업을 진행했을 때 어느 정도의 이익이 나올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한 유료방송 업계 고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다양한 방송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그 결과가 나오면서 점점 제휴·협상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차별화 포인트로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사용자 편의성, 가격 경쟁력 등이 있다. 자금력이 준수한 사업자들은 콘텐츠 투자에 큰돈을 쏟고 있거나 콘텐츠 제작사와 협력을 맺고 있다. 기술력이 뛰어난 통신사의 경우 ICT를 접목해 서비스와 콘텐츠를 최첨단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단말을 무상 제공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사업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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