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미화원 선발 실기시험에서 한 응시자가 모래주머니 메고 왕복달리기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시험제도 도입 후 평균 15 대 1 수준 경쟁률 보여
연봉 3천만 원 이상 고임금에 공무원과 정년 동일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환경미화원 되는 게 국가고시만큼 힘든 거 같아요. 뽑는 인원은 적은데 젊고 학력 높은 사람들이 몰려서 두 번째도 떨어질까 걱정 많이 했어요.”

박정식(가명, 43, 남) 씨는 한차례 환경미화원 채용시험에 응시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1년간 체력시험을 준비해 두 번째 응시한 시험에 합격했다. 처음 응시할 땐 쉽게 생각하고 별다른 준비 없이 갔다. 하지만 체력 테스트는 만만치 않았고, 평소 운동을 하면서 준비한 이들에 밀려 떨어졌다.

이후 박 씨는 다음 공고를 기다리며 체력을 단련했고, 1년 뒤 채용시험에 재응시했다. 시험장에는 30~40대가 대부분이고 간혹 20대도 보였다. 체력시험 종목에 대해 꾸준히 연습했지만 합격을 예측하기 어려워 가슴을 졸였다.

과거 3D직종 중 하나로 불리던 ‘환경미화원’은 기피하는 직업으로 손꼽혔다. 일반적인 직장인과 달리 밤에 근무를 시작한다. 더구나 힘을 쓰는 현장 근무를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다.

골목을 누비며 냄새나는 쓰레기를 치우는 어렵고 힘든 직업이 최근 10년 사이 엄청난 경쟁률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응시자 중에는 고학력도 많아졌다. 경제난에 취업난까지 더해지면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는 젊은 세대들이 주변의 권유와 평생직장을 꿈꾸며 환경미화원에 응시한다.

환경미화원은 공무원과 동일한 만 60세를 정년으로 한다. 입사 시 연봉은 3천만 원을 훨씬 웃돈다.

이런 조건으로 인해 환경미화원 대부분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년퇴직한다. 이에 매년 생기는 결원은 5명에서 많아야 10명 정도다. 그야말로 고시가 따로 없다. 서울 종로구는 몇 년간 퇴직자가 없어 채용조차 없었다.

2003년 시험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채용기준은 따로 없었다. 경쟁률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IMF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되다 보니 비교적 높은 임금을 받는 환경미화원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

지난 3월 인천광역시 남구에서는 도로환경미화원 채용과 관련해 체력검정시험이 치러졌다. 이 채용시험에서는 총 5명 모집에 81명이 응시해 16.2: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청소행정과 조철래 담당자는 “예전에는 미화원하면 새벽근무에 현장근무를 하기 때문에 기피업종”이었다며 “(경기침체로) 취업 기회도 적어지고 취업을 한다 해도 보수가 많지 않으니 환경미화원에 관심을 갖고 채용시험에 응시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경기가 오래 이어진 상황에 환경미화원들의 높은 임금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응시자가 많아졌다”며 “경쟁률이 높을 때는 20:1까지 나온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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