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완전히 상실”… 여당 일부서도 비판

▲ 11일 오전 민주당 고위정책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전병헌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야권이 11일 국가정보원이 전날 발표한 자체개혁 TF구상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아울러 국정원 스스로의 개혁을 주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셀프 개혁’ 언급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셀프 개혁 주문으로 국정원은 정치적 중립을 버리고 정쟁의 도화선임을 자임했다”며 “국정원이 이성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맹비난했다.

국정원은 전날 A4용지 3쪽의 보도자료를 공개하면서 또다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뛰어들었다. 국정원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10.4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으면서 논란의 발단이 된 것이다.

전 원내대표는 “셀프 개혁 주문이 또 다시 셀프 정치개입으로 귀결됐다”며 “대통령은 국정원의 불손한 정치개입을 사과하고, 남재준 원장과 관련자를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을 개혁하기 보다는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의 허위사실 공표를 통한 ‘NLL 도발’을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이 획책한 ‘2차 정치 쿠데타’로 규정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도 별도의 브리핑에서 “사실상 남재준 씨는 제2의 김재규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하며 남 원장과 국정원을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또 다시 NLL 대화록은 사실이다 하고 또 개입하고 나서는 것은 대통령도 무시하는 오만방자한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정의당은 박 대통령이 남 원장을 해임하지 않을 경우 다음 주 중으로 국회에 파면촉구 결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진보정의당 국정원 개혁 특별위원장인 박원석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사건은 역대 최악의 정치 개입 사건이며,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이라면서 “남 원장의 해임이 국정원 개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일부에서도 국정원이 쓸데없이 논란을 다시 야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0일 “국정원 성명이 월권행위, 이적행위, 대통령 지시 항거라는 세 가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남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