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긴장국면 지속… 北 도발 가능성 희박

▲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을 마친뒤 백악관 경내에서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에서 공조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대 관심 현안인 북한 문제의 해결을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당장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유도할 수 있는 카드가 부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정상은 “북한 도발에 대해선 단호하고 강하게 대응하겠지만 대화의 문은 열어 두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기 보단 먼저 북한의 선제적 변화를 촉구하는 데 양 정상은 무게를 뒀다.

박 대통령은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그럴 상황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일부 관측이 무색해졌다.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기간에 대북 제재와 압박에 무게를 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은 만큼 당분간 남북관계 긴장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이 북한의 핵 포기와 선제적인 태도를 요구한 이상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초 북한이 주장해온 한반도 평화체제 등 평화회담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오히려 한미동맹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대북 메시지는 더욱 단호하고 강경해진 만큼 북한이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를 통해 한반도 위기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중국의 외환거래 은행인 중국은행(BOC)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의 계좌를 폐쇄하고 금융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등 사실상 중국의 대북제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의 중국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만큼 섣불리 도발을 감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비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강도는 세지 않을 것”이라며 “의례적인 비난일 뿐 북한도 강하게 비난해서 새로운 출구전략을 찾는데 장애요인을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디자인연구소 허성우 이사장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아직은 선언적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이 공감대를 이룬 만큼 박 대통령이 돌아오면 이 부분을 더욱 구체화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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