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가족을 살해하는 일이 적잖게 일어나고 있다. 생명경시 풍조가 낳은 비극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오죽 힘들면 목숨까지 버리려고 하는가에 생각이 미치면 또 이처럼 안타깝고 처량한 일이 없다. 아무리 힘들다고 하더라도 천하의 그 무엇보다 귀한 생명을 경홀히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며칠 전 10대 자매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부모가 부산에서 검거됐다. 2011년 말 경기도 포천에서 유골로 발견된 10대 자매의 부모다. 이들 부부는 2011년 2월 14일 오전 4시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열두 살과 열 살인 딸을 승용차에 태우고 가출한 뒤 실종됐다. 이후 이들 부부의 두 딸 시신은 같은 해 12월 30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의 여우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유골 형태로 등산객에 의해 발견됐다. 이들이 타고 나갔던 승용차는 자매 시신에서 1∼10m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경찰에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일가족이 동반자살을 하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용차에 착화탄을 피웠는데 두 딸만 숨졌다는 것이다. 이후 목숨을 끊으려고 승용차를 몰고 계곡으로 떨어졌지만 죽지 않아 지금까지 숨어 살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적인 이유로 일가족이 목숨을 끊는 일이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어렵기도 하지만, 경제적인 타격으로 오는 우울증이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택하는 방법이 ‘죽음’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단지 자신들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도 함께 이 비극에 동참하게 하는 것은 정말이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강한 의지만 있다면 살아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말이 지금 당장 경제적 어려움으로 허덕이는 이들에게는 가혹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한다고 할지도 모르나,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생명도 부모 본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앞의 어려움 때문에 다가올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절망 끝에 희망이 있음을 한번 믿어보자. 목숨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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