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330. (제공: 대한항공) ⓒ천지일보 2022.6.9
에어버스 330. (제공: 대한항공) ⓒ천지일보 2022.6.9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한진칼이 자회사 진에어 주식 전량을 다른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매각한다.

한진칼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진에어 주식 2866만 5046주(지분율 54.91%)를 약 6048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15일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진칼(지주사)-대한항공·진에어(자회사)’에서 ‘한진칼(지주사)-대한항공(자회사)-진에어(손자회사)’가 된다. 지난 2008년 대한항공이 100% 출자해 설립한 진에어는 2013년 한진칼에 편입됐다가 9년 만에 대한항공 자회사로 돌아오게 됐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현재 추진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항공사(FSC)와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합쳐진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진에어와 통합하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위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 보유 시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진에어에 통합되면서 지주사인 한진칼은 증손회사를 두지 않게 된다.

주식 매각으로 한진칼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회사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유상증자 참여 등 지속적인 지원을 해왔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 재원 마련 등을 위해 1조원이 넘는 수준까지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해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하지만 이번 매각 대금으로 올해 도래하는 차입금의 상환을 계획하고 있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수직 계열화를 통해 중복노선 효율화와 연결편을 강화하는 등 항공노선 네트워크 최적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며 “기재 도입·운영 효율화 등 항공운송 관련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진칼의 대한항공에 대한 진에어 지분 매각은 한진그룹 동일 계열집단 내 지분 이동에 해당해, 현재 진행 중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과 관련한 해외 기업결합신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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