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비대위, 결과 책임지고 총사퇴

‘이재명 책임론’ 불붙이는 친문

8월 전당대회 앞두고 갈등 심화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벌써부터 내분 조짐이 거세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 의원과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이재명 책임론’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1일) 진행된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중 12곳에서 승리했다. 구·시·군 등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민주당은 광주, 전·남북 등 호남 3곳에 제주, 경기를 더해 5곳에서 승리했다. 4년 전 민주당이 14곳, 자유한국당 2곳, 무소속 1곳 승리였지만 이번에는 정반대로 뒤집힌 상황이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총사퇴를 결정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민주당 비대위원 일동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며 “민주당에 더 큰 개혁과 회초리를 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주신 2974분 후보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대선 패배 원인 분석과 평가, 그에 따른 당의 혁신을 잘하기 위해 왔으나 지방선거가 임박해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는 데 대해 모든 비대위원이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객관적 평가와 그에 따른 혁신방안 마련 등은 멈추지 말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 전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 전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

‘이재명 상임고문의 연고 없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이 패인이냐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비대위원도 있었다”면서도 “제기됐던 문제점들에 그런 부분도 결합해 패배의 원인이 되지 않았느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길지 않았다”고 답했다.

당 내부에서는 친문 의원 등을 중심으로 ‘이재명 책임론’이 불붙고 있다. 당 내홍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전망된다. 친문계인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상임고문을 겨냥해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직격했다.

대선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역시 “민주당이 패배했고 아픈 패배였다”며 “대통령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 패배의 누적과 그에 대한 이상한 대처는 민주당의 질환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지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 그것이 아마도 국민들께 가장 질리는 정치행태일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 그러니 국민의 인내가 한계를 넘게 됐다.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누적됐다. 민주당의 위기도 누적됐다”고도 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통 선거에 지고 나면 국민들의 질책과 회초리라고 표현하는데 저는 야구방망이로 맞은 느낌”이라며 “이 상임고문이 너무 빨리 복귀하는 것은 당에도 안 좋고, 본인에게도 좋지 않으리라 생각해 반대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들은 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와 새 지도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하루빨리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을 원내지도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소수가 밀실에서 논의하는 과정이 아니라 의원들과 당원, 지지자, 일반 국민 등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일단 첫 의총으로 시동을 걸고,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확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와 소장파 의원 등이 이재명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오는 8월 치러지는 전당대회를 둘러싼 친문계와 친이계의 계파 싸움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과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당선이 확실시 된 후보들 사진에 스티커를 붙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과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당선이 확실시 된 후보들 사진에 스티커를 붙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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