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6.1지선 발판 삼아 ‘급부상’

오세훈, 최초 4선 서울시장

안철수, 국회입성 당권 도전

압도적인 승리 거둔 ‘홍준표’

민주당 체면 살려낸 ‘김동연’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6.1 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차기 대선가도를 달릴 여야 잠룡들에게 탄탄한 발판을 마련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교적 여유로운 승리를 거둔 여당 주자들에게도, 힘겨웠지만 이변을 일으키며 야당의 자존심을 세운 더불어민주당 주자에게도 이번 선거 결과는 발판으로 삼기 충분하며, 이를 토대로 차기 대권을 준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여유로운 승리’ 오세훈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이라는 명예의 타이틀을 달며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 이어서 이번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수도권 승리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에 출마해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 격전을 벌였지만 상대 후보였던 민주당 정세균 후보에 패하면서 명예회복에 실패하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상대로 10%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대승을 거두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오 당선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대표 출신 송영길 후보를 87만 5094표 차이로 여유롭게 따돌리면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 당선인은 이날 시청으로 출근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과 엄중함을 느낀다”며 “선거 때 드린 말 중에 ‘빈 말’은 단 한마디도 없다. 모두 진심을 담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 유세 당시) 서울시 곳곳을 다니면서 열광적인 성원과 지지와 함께 어려움에 처한 많은 시민 여러분들이 주시는 간곡함과 꼭 챙겨달라는 사연, 말씀 고스란히 가슴에 새기고 이제 다시 업무에 임한다”며 “약자와의 동행 특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3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경기도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3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경기도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31

◆ ‘원내입성’ 안철수

5년 만에 다시 여의도에 입성한 국민의힘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게도 이번 선거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전 위원장은 민주당 김병관 후보를 3만 3512표 차이로 누르고 득표율 62.50%를 기록,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안 전 위원장은 지난달 8일 출마 선언을 할 때부터 성남 판교에 자리 잡은 벤처기업 ‘안랩’ 창업자로서 지역구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경기 분당갑에는 안랩을 비롯한 벤처기업과 정보통신(IT) 기업이 밀집한 판교 테크노밸리가 있다는 점에서 IT 전문가이자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 전 위원장의 이력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던 안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하고, 대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아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바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 보궐선거 성남 분당갑에서 ‘3선 깃발’을 들게 된 안 전 위원장은 다음 스텝으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 전 위원장이 당권 장악에 성공하게 된다면 여권의 차기 경쟁에서 유리한 여건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대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관측대로라면 안 전 위원장은 차기를 도모하기 위해 당내 기반을 두텁게 다지는 작업에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대구 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일 오후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대구 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 ‘패장의 귀환’ 홍준표

‘여의도’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하방(下放)’한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도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모양새다. 그가 언급한 하방은 ‘중앙 복귀’를 전제로 하는 용어다. 홍 당선인은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앞서 홍 당선인은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쓰라린 패배를 겪은 뒤 같은 해 7월 당 대표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당은 참패를 당하게 됐고, 그 책임을 지고 지도부에서 물러난 바 있다.

홍 당선인이 이번에 대구에서 다시 입지를 다지게 되면 과거 대선주자부터 당대표직까지 중량감 있는 역할을 두루 맡았던 경험을 살려 현 정권 중반부터는 다시 ‘중앙’으로 원대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오전 1시 30분 기준 대구시장 선거 개표율 62.40%인 가운데 홍 당선인은 78.96%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서재헌(17.77%) 후보와는 61.19%의 압도적인 표 차이를 보이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당선 소감에서 그는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지난 선거기간 동안 현장을 찾아 구석구석을 살피고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들었다. 시민의 뜻을 받들어 시정부터 혁신하고 대구의 담대한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11일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11일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

◆ ‘대역전승’ 거둔 김동연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대역전 드라마를 쓰면서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개표 내내 열세였으나 2일 오전 5시 32분께 역전에 성공했다.

김 당선인은 개표율을 3%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275만 60표(49.01%)를 얻어 274만 7001표(48.95%)를 얻은 김은혜 후보에 3059표 차이로 앞섰다.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0.06%p에 불과했다.

개표 종료시점, 김 당선인은 282만 7593표(49.06%)를 얻어 281만 8680표(48.91%)를 얻은 김은혜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앞서 김 당선인은 김은혜 후보에게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밀리는 것으로 나왔고, 개표 상황에서도 내내 열세였다.

대역전승기를 잡고 당선이 확실시 되자 김동연 당선인은 “변화를 바라는 도민 여러분의 간절함과 열망이 함께 어우러져 오늘의 승리를 만들어 줬다”면서 “오늘의 승리는 저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로지 경기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겠다”며 “민주당에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 민주당 변화와 개혁의 씨앗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바를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잠룡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김동연 당선인의 승리는 전국적으로 국민의힘의 압승 속에 최대 승부처인 경기를 사수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체면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적 입지 강화는 물론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발판을 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한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승리를 거둔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은 이전 대선 당시 대권주자였음에도 이번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또한 그는 선대위 사령탑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으나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나 다름없는 결과물을 거뒀다는 점에서 책임론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이 상임고문이 원내입성을 발판으로 삼아 본격적인 원내 세력화를 이루고,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한 뒤 당권을 장악하려는 당초의 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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