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출근 전 투표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출근 전 투표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7

대선보다 열기 다소 떨어져

이전 정권 심판론 우세

확진자 투표 준비 미비하기도

[천지일보=홍보영·최혜인·김민철·이재빈 기자] “요즘 시대에는 옛날처럼 권모술수를 부려 언론을 통제해 나오는 방송만 믿고 넘어가는 국민들이 아닙니다. 이전 정권이 잘못했으니 바꿔야지!”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 사전투표소에서 야간 편의점 일을 마치고 투표하기 위해 줄은 선 황인조(62, 남)씨가 이같이 말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전국 3551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주민등록증·청소년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등 공공기관이 발행한 사진이 붙어있는 신분증(모바일 신분증 포함)만 있으면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든 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는 사전투표 2일차인 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

이날 서울 용산구와 중구에 마련된 청파동·중림동 사전투표소에는 투표가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투표하기 위해 나선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일터를 나가기 위해, 나중에 투표하면 긴 줄을 설까 봐 등 일찍 나섰다는 이들이었다. 지난 대선 때 대기자 줄이 길게 늘어선 것과 비교해 2~3명만 대기하고 있어 투표 열기는 미지근해 보였다.

70대 홍수철씨는 ”총선 때에는 많이 늘어섰는데 지선이다 보니 좀 열기가 떨어지는 것 같다. 잘 됐든 못 됐든 표는 행사하는 게 맞는 건데 좀 아쉽다“고 했다.

투표 열기는 20년 만에 같은 해에 대선과 지선이 함께 열리다 보니 지선 열기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사전투표관리원 하동수씨는 ”대선 때보단 열기가 확실히 덜하다. 그때는 6시 전부터 줄을 밖까지 한참 길게 섰었는데 지금은 반의반도 안 되는 것 같다“며 ”관외가 많아 점심 때 몰릴 수도 있고 예전엔 구 단위로 했다가 지금은 동 단위로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보다는 관심도가 확실히 떨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한 수녀가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한 수녀가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7

이날 만난 대부분의 사람은 이전 정권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다른 정당을 지지해야 할 만큼 비판적인 평가였다.

황인조씨는 “민심이 천심이다. 저뿐 아니라 주위에 모든 사람이 지난 정권에 대해 비정상·불공정이라고 본다. 다른 사람 잘못도 ‘내 탓이다’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라며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인정하고 ‘고치겠다’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보수든 진보든 간에 사고방식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이지 않고 누가 되든지 5년이나 4년 후 투표할 때 잘했으면 밀어주는 것이고 잘못하면 바꾸는 것이 맞지 않냐”며 “요즘 국민들은 똑똑하다. 정치인들도 이것을 알고 국민 두려운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와 함께 투표하러 온 전승혁(30, 남, 수원)씨도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것만 봐도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국민들 다수가 반대하고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있는 법안을 무리하게 왜 처리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정말 중요하다는 판단이 됐다면 왜 정권교체 되기 직전 야반도주하듯이 처리하냐”고 지적했다.

새 정부에 대해 힘을 실어주기 위해 투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학선(60대, 남)씨는 “여야가 원채 균형이 안 맞아서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투표하러 오게 됐다”며 “용산에서 오래 살다보니 새롭게 좀 바꿨으면 좋겠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정부에 맞춰 잘 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소쿠리 투표’ 논란이 일었으나, 저번처럼 코로나19 확진자 투표에 대해 다소 혼선을 빚는 모습이 있기도 했다. ‘확진자들은 어디서 투표하냐’는 한 시민의 질문에 한 선거관계자는 ”확진자들은 예전에 따로 텐트를 설치해 투표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확진자들 어디 사는지를 모르는데…“라며 준비가 미쳐 안 된 모습도 보였다.

반면 민주당에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인근 직장에서 투표하러 왔다는 이희선(가명, 50대)씨는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해 어려운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현재 부족한 점이 보이더라도 뿌리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있으니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70대 윤영희씨도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지 않냐. 구정물이 조금 튀었는데 거기다 너무 몰아세운 것도 없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잘 해주리란 기대로 다시 한 번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출근 전 투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출근 전 투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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