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에 서울 곳곳 찬반 집회… “방한 환영” “군사협력 반대”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두 번째 날이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21일 서울 곳곳에서 찬반 집회가 열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 보수성향 단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이날 1000여명이 모여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20일과 21일 국립서울현충원과 평택 캠프 험프리 지역에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 환영’ ‘한미 동맹 강화’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환영 인사를 했다.

재향군인회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다. 이들은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앞에서 800여명이 참여한 집회를 개최했다.

자유대한호국단은 하얏트 호텔 인근의 라틴아메리카공원 앞 인도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다. 주변에는 ‘한, 미는 혈맹! Welcome U.S.A’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한을 환영합니다’ 등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을 하고 약 열흘 만에 방한한 것”이라며 “미국도 대한민국과 같이 다시 과거로 관계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년 동안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불상 발사체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그러한 부분들을 정상적으로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진보성향 단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반미투쟁본부는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9시쯤까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숙소로 사용한 서울 용산구 하얏트 호텔 인근에서 대통령 집무실로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하면서 중간에 “북침 핵전쟁 책동 바이든 방한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 반미투쟁본부는 오전 11시쯤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침전쟁동맹분쇄! 호전광 윤석열 무리 청산! 침략군 미군 철거!”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한 “한미 동맹은 불평등 노예 동맹이자 예속 동맹”이라는 등의 발언을 하고 ‘주한미군철거가’를 제창 후 집회를 마무리했다.

참여연대와 전국민중행동 등은 오후 1시쯤 전쟁기념관 앞에서 ‘군비증강 반대한다’ ‘동북아 평화 위협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소리를 외쳤다. 또한 남북‧북미 합의 이행,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철거 등의 내용을 주장했다. 이후 집무실을 향해 부부젤라를 수차례 불고 함성을 질렀다.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미 대통령 방한 규탄 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강행하는 바이든 방한 반대’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시키는 바이든 방한 반대’ 등 손팻말을 들고 바이든 방한 반대의 목소리를 외쳤다. 집회 근처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과 경찰과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방한 규탄 문화제에 참석한 김수영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해주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패권주의가 힘없이 무너져가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를 찾은 것이다. 미국은 계속해서 한미 연합 전쟁 훈련을 감행하고 미국산 무기를 팔아먹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찬반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개최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주변의 경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전역에 동원한 경찰부대는 총 125개 부대, 동원인력은 약 1만명 이상이다. 경찰에 신고된 집회는 61건으로 총 1만 6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