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정부측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2.5.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정부측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2.5.17

文정부 첫 질병관리본부장

‘백발 헌신’ 등 각종 화제도

“정치방역” 비판엔 “과학방역”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끊임없는 사투를 벌여온 정은경(57) 질병관리청장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정 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새 질병청장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맡았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를 임명하면서 퇴임하게 됐다.

그는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2020년 1월 이후 2년 4개월 가까이 국내 코로나 방역을 맡아왔다. 정부가 같은해 9월에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킨 이후에도 초대 청장이 돼 전염병과 사투를 이어갔다.

그 이전에는 2017년 7월부터 여성으론 처음으로 질병관리본부장에 임명돼 관심을 끌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아왔던 기간을 포함하면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4년 10개월 만이다.

그는 지난 1995년부터 당시 국립보건원이던 질병관리본부에 들어온 뒤 28년간 현장에서 방역상황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다가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2015년에는 사태 확산의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검은 머리에서 흰머리로 변해 ‘백발 헌신’을 떠오르게 하는 모습이나 닳은 구두는 그의 성실한 이미지를 상징해왔다.

초창기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에도 “머리 감을 시간을 아끼겠다”며 머리를 짧게 자른 일화나, 검소한 씀씀이가 드러나는 업무추진비 사용 등 많은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정 청장 임명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직접 찾아 임명장을 수여한 얘기도 널리 알려진 일화다. 이후 정 청장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물러나는 시기가 다가올 때도 정 청장은 코로나19 방역 관련 회의나 행사에 직접 참석하며 그 특유의 성실함을 놓지 않았다. 지난 13일에 새 정부의 중대본 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새 청장 임명 소식이 전해진 순간도 정부의 코로나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출석하던 길이었다.

반면 새 정부가 ‘K-방역’을 ‘정치방역’으로 규정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적인 인물인 정 청장도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그동안 과학 방역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백신이나 치료제 등은 임상시험을 거쳐 근거를 갖고 추진하고 거리두기나 사회적 정책들은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정책이라고 생각하기에 (과학-정치방역을) 구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