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강원 춘천시 내 한 주유소가 경유를 휘발유보다 40원 더 비싸게 팔고 있다. 주유 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유 재고 부족 문제에 더해 유류세 인하 폭이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적어 경윳값이 휘발윳값보다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6일 오전 강원 춘천시 내 한 주유소가 경유를 휘발유보다 40원 더 비싸게 팔고 있다. 주유 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유 재고 부족 문제에 더해 유류세 인하 폭이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적어 경윳값이 휘발윳값보다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경유 L당 1946.65원… 휘발유보다 0.77원↑

정부, 유류세 인하율 20→30% 확대 조치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폐지말고 확대해야”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리터)당 1946.65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1945.88원보다 0.77원 더 높았다.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09원 올랐다. 이에 반해 경유는 하루 만에 5.19원 오르면서 휘발유 가격을 역전했다. 이 같은 가격 역전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최근 경유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경유 수입의 6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의 경우 재고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 ‘오늘의 유가’. (출처: 오피넷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2.5.11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 ‘오늘의 유가’. 11일 낮 12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리터)당 1946.65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1945.88원보다 0.77원 더 높았다. (출처: 오피넷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2.5.11

정부의 유류세 인하율 확대 조치도 가격 역전을 이끈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유류세를 기존 20%에서 30%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에 붙는 세금 약 247원, 경유에 붙는 세금은 약 174원 줄었다.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액이 경유보다 약 73원 더 크다.

경유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화물차 운전자 등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경유는 화물차량이나 택배 트럭, 버스 등 상업용 차량과 굴착기, 레미콘 등 건설장비의 연료로 사용된다.

정부는 대중교통·물류 업계의 부담 경감을 위해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에 대해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을 이달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기준가격(L당 1850원) 초과분의 50%를 지원하되 유가보조금 제도에 따라 화물업계 등이 실제로 부담하는 유류세 분인 L당 183.2원을 최대 지원 한도로 정했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 시행에도 화물연대는 여전히 화물노동자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연수 화물연대본부 정책기획실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유가가 폭등한 것에 대해 현장에서는 ‘적자운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5t(톤) 트럭을 한 달 운행하는데 최대 250만원 정도 유류값이 더 늘었다. 정부 지원은 몇십만원 수준으로 미흡하다”라고 지적했다. 유류세와 연동된 유가보조금이 유류세 인하에 따라 삭감되면서 사실상 지원이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박 실장은 “비용 인상에 따른 생계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화물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을 마련해 달라”며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고 제도의 적용 범위를 전차종·전품목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벌크시멘트 트레일러 등을 동원한 가운데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5.7 (출처: 연합뉴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벌크시멘트 트레일러 등을 동원한 가운데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5.7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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