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2.4.29
ⓒ천지일보 2022.4.29

천주교 자체 통계 조사 발표

코로나 여파로 신자들 소극적

신자 증가율은 0.2%에 그쳐

모든 교구 65세 이상 신자

20% 넘기며 ‘초고령화’ 진입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국내 성당 주일미사 참여 신자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성당 주일미사 평균 참여자 수는 약 52만명으로 전체 신자에 8.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약 108만명)과 비교해 거의 절반 이상의 신자들이 주일에 교회를 찾지 않은 것이다. 이는 ‘미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2020년보다도 9.7% 감소한 수치였다.

천주교 일각에서는 이미 코로나19로 멈춰졌던 성사생활의 회복이 더딜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일미사 참가자는 코로나가 확산했던 서울·수원·의정부·인천교구 등 수도권 교구와 방역 조치가 엄격했던 군종 교구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신자 수는 늘었다. 전국 16개 교구를 합산한 국내 천주교 신자 수는 593만 8045명으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총인구(5273만 2700명)에서 천주교 신자 비율은 11.3%다. 성별로는 여성이 339만 2851명(57.1%), 남성이 254만 5194명(42.9%)이었다.

신자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코로나19로 미사가 중단됐던 2020년보다 0.1%p가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증가율(0.9%)에는 못 미쳤다.

세례를 받은 신자들은 전년보다 늘었다. 2021년에 세례받은 사람은 3만 6540명으로 전년(3만 285명)보다 20.7% 증가했다. 2020년 가장 감소폭이 컸던 유아 세례 인원은 2021년 전년 대비 65.6% 증가한 9710명으로 집계됐다. 유아세례는 전체 세례자 가운데 26.6%를 차지해 지난 10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영세자의 연령별 비율은 0~4세가 17.6%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까지 군종교구 장병 세례의 영향으로 20~24세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과 대조된다.

문제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신자의 비율이 모든 교구에서 2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모든 교구가 초고령화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UN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 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천주교는 지난 2019년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5%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초고령 교구에 진입했다. 2020년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를 넘지 않았던 수원교구가 2021년 20.3%가 되면서 전국 모든 교구가 ‘초고령 교구’가 됐다.

성직자는 총 5626명으로 전년도(5578명)보다 48명 증가했다. 주교가 추기경 1명 포함 41명, 신부가 5585명(한국인 5441명, 외국인 144명)이다. 교구 신부는 4682명으로 전년도보다 46명, 축성생활회(수도회) 신부는 810명으로 1명 증가했다. 사도생활단(선교회) 신부 수는 147명으로 전년도와 같았다. 2021년에 사제품을 받은 교구 신부는 93명으로 전년 대비 4명 감소했다.

교구 신부의 연령 분포를 25세부터 5년 단위로 집계한 결과, 가장 비율이 높은 집단은 40~44세(15.2%), 45~49세(14.5%)였다. 40대 신부가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신부의 비율은 15.9%로 전년 대비 0.8%p 상승했다. 사목 유형별 비율은 본당사목 49.4%(2288명), 국내외 연학 4.6%(215명), 교포사목 3.3%(152명), 해외선교 2.5%(115명), 군종 2.1%(99명)로 나타났다. 본당사목과 특수사목 담당 신부의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각각 0.5% 증가했다. 원로사목자 비율(10.1%, 469명)이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수도자는 남녀 합산 1만1790명으로 전년 대비 12명 증가했다. 단체 수는 여자 수도회가 2개 늘어나 171개로 집계됐다. 남자는 48개 수도회에 1명 감소한 1625명, 여자는 123개 수도회에 13명 증가한 1만 165명이다. 수도복을 처음 입고 수도서원을 준비하는 수련자는 총 291명이다. 남자는 47명으로 전년 대비 29.9%(20명) 감소, 여자는 244명으로 전년 대비 9.0%(24명) 감소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금, 종교계에서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끊어진 신자들의 발길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주일 미사 참여율이 수년 동안 하향 추세인 가운데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을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또 “평신도들이 교회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전문적인 신학 교육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적용되는 첫 주말인 1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인원제한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천지일보 2021.12.19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인원제한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